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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 2017' 신세경-남주혁, 역시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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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소아' 신세경과 '하백' 남주혁은 역시 운명이었다. 외면할 수도 있었던 신세경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물의 신은 급기야 수룡으로 변신하며 자신의 종과 마주했다. 운명의 끈으로 이어진 이들의 주종 로맨스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신(神)므파탈 로맨스 '하백의 신부 2017'(연출 김병수/ 극본 정윤정/ 제작 넘버쓰리픽쳐스) 3회에서는 소아(신세경 분)이 위험에 빠질 때마다 언제나 흑기사처럼 등장해 그를 구해주는 '물의 신' 하백(남주혁 분)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은 존재만으로도 로맨틱한 하백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동시에 환청에 시달리면서도 그의 존재를 거부하는 소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하백은 츤데레를 장착한 '심쿵' 멘트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그는 진실을 외면하려는 소아에게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해가 질 때까지 내내 네 생각만 했어. 아무리 해도 네 생각을 떨칠 수가 없더군. 곰도 아니면서 그렇게 미련하고 아둔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서"라고 질책하다가도, 신자야(배누리 분)의 조롱에 울음을 삼키는 소아를 보자 "왜 내 여자 뒤꽁무니는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괴롭혀. 저 여자 내 소속이야. 괴롭히고 싶으면 나한테 허락 받아"라는 '갑을고백'으로 방패막이 돼줬다. 또한 익숙지 않은 하이힐에 소아가 힘들어하자 자신의 팔을 내밀며 "신의 아량과 도리니까"라는 말로 팔걸이가 되어주는 등 무심한 듯 툭 내뱉는 말 속에는 '자신의 종' 소아를 향한 염려와 애정이 묻어났다.

그런가 하면 소아는 탁자 위 선인장부터 변기물까지, 하백의 존재를 밀어낼수록 거듭 환청에 시달리는 웃픈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급기야 그는 "떠들어보시지. 내 양심은 아주 맑음 상태거든. 미세먼지-황사 따위 겪어본 적 없어"라며 주문을 걸어보지만 헛수고일 뿐이다.

그 와중에 소아는 멧돼지 습격 사건부터 마봉열 구출 사건까지 자신이 힘들어할 때마다 나타나는 하백에게 서서히 빠져들지만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 불가한 상황들이 힘들기만 하다. 하백 또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채 시험하려 하는 소아에게 분노에 찬 눈빛으로 "진실과 진실 아닌 것을 어떻게 구별하지? 믿고 싶은 걸 믿는 게 너의 진실이지. 그 쪽이 더 쉽고 덜 힘드니까. 어떤 진실은 그렇게 눈을 가리지"라고 말하며 그를 놔주기로 한다.

하지만 운명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법일까. 3회 말미 괴한에 의해 납치당한 뒤 옥상에서 추락하게 된 소아는 마음 속 깊이 간절하게 도움을 청했고 그 간절함은 하백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강렬한 끈으로 엮인 이들은 역시 운명으로 이어진 관계였다. 이에 "운명이로구나. 이 아이의 목숨을 한 번 살린 이가"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소아-하백의 로맨스가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한층 끌어올린다.

무엇보다 3회 엔딩에서 그려진 실감나고 생생한 하백의 수룡 변신 장면은 보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며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신력이 사라졌던 하백이 유리를 깨고 나온 뒤, 한 순간에 수룡으로 변해 온 몸을 감싸 소아를 구하는 장면은 고퀄리티 CG와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하드캐리 엔딩을 만들었다.

신세경은 이번 3회를 통해 극과 극을 오가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다크서클 비주얼에 능청스러움이 곁들어진 코믹 연기로 환청에 고군분투하는 소아의 모습을 그려내다가도, 과거 아버지를 향한 미움을 쏟아내는 여고생 소아의 모습을 가슴 절절한 눈물로 표현했다. 남주혁은 카리스마 가득한 신의 모습은 물론 말 한마디와 행동, 눈빛만으로도 설렘을 유발시키는 등 신세경과의 로맨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그의 모습에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런 가운데 물의 여신 무라(정수정 분)와 천국의 신 비렴(공명 분)은 첫 등장만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신석에 관한 한 너와 난 공범이라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무라의 의미심장한 미소와 "슬슬 지루할 참이었는데 재미있겠네.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장르로 넘어가 볼까"라는 비렴의 대사는 향후 이들 세 신의 만남이 어떻게 성사될지 앞으로 펼쳐질 흥미진진한 전개에 대한 무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