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도 의구심이 있었다."
강원의 돌풍이 거세다. 강원은 19라운드를 마친 11일 현재 9승5무5패(승점 32)를 기록, 선두 전북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이 "믿기지 않는다"며 얼떨떨해 할 정도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물오른 경기력으로 강원을 이끄는 이근호(32)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우리가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유가 있었다. 강원은 2013년 이후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에 복귀했다. 클래식과 챌린지의 차이. 설명이 필요 없다. 이를 잘 알기에 강원은 노력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근호를 비롯해 오범석(33) 이범영(34) 정조국(33) 등 블루칩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서말의 구슬'은 또 다른 물음표를 만들었다. 과연 누가 꿸 것인가. 조직력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이었다.
이근호는 9일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상주와의 리그 19라운드 홈경기 직후 "우리 팀은 워낙 변화가 많았다. 새 얼굴이 많다 보니 조직력은 물론이고 선수들끼리 각자의 성격을 잘 맞춰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좋다"며 허허 웃었다.
무엇이 강원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들었을까. 이근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바로 배려였다. 그는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의 훈련 시간 조절은 물론이고 우리 의견도 잘 들어주신다. 감독님의 배려는 책임감이 돼 한 발 더 뛰게 한다. 선배들도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후배들도 잘 따른다. 우리팀 상승세의 원동력은 배려인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정조국 선배가 부상을 해서 내가 공격수 자리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다 함께 열심히 하고 있다. 여름 시장에서 이적한 한국영(27)도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황임에도 열심히 뛰었다. 후반에 들어오는 선수들도 준비를 잘해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꿰어서 보배'가 된 강원의 상승세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강원은 12일 전남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연승에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