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효리와 아이유의 교감이 따뜻한 힐링을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에서는 아이유의 민박집 알바생 변신이 그려졌다. 무대 위 아이유와는 또 다른 모습과 이야기가 눈길을 모았다.
앞서 '효리네 민박'에서는 음악을 들으며 함께 춤을 추고, 제주도의 노을을 즐기는 부부의 여유로운 모습이 로망을 자극했다. 톱스타의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민박집 주인 이효리의 소탈함과 여유로움이 첫 회를 꾸몄다면, 2회에선 사랑스러운 다섯 명의 김해 여성 손님들이 부위기 반전을 가져왔다.
3회에는 그 사이에 아이유가 뛰어들었다. 영화 같은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일상이 막연한 동경을 자극하는 반면, 아이유는 시청자의 감정이입 대상이 돼줬다. 제주에 대한 기대와 로망, 그리고 막막한 현실 사이에 놓인 그녀의 어색한 모습이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가수 아이유가 아닌 알바생 지은이로서 그녀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으로 혹은 무대 위의 아이유로 익숙했던 아이유의 전혀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기회다. 자기 키만한 이불 빨래를 너느라 낑낑 대고, 퇴근에 행복해 하기도 하는 평범한 20대 이지은의 모습은 또 다른 이미지로 남을 전망.
첫 등장에서부터 아이유는 조금 느리지만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이미 반전을 안겼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는 아이유지만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이상순에게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우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후 느릿느릿 배운 것을 되새겨가며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별것 아님에도 그 자체로 따뜻한 웃음을 안겼다.
특히 선배 가수이자 상사인 이효리와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비슷한 길을 걸었던 이효리는 25살이지만 또래 친구들과는 점차 멀어지는 아이유의 일상에 공감했다. 낯선 손님들 사이에서 어색해하는 그녀를 굳이 부르지 않고, 이상순에게도 "그냥 나둬. 그런 순간들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유는 처음엔 어쩔 줄 몰라했지만 친화력 좋은 25살 동갑내기들과 금새 동화됐다. 아이유와 김해 친구들은 멜론을 썰다 싱크대에 떨어 뜨린 뒤 "우린 안 먹으면 된다"고 비밀을 공유하고, 설거지하다 깬 그릇을 함께 치우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앞서 이효리는 "나는 쟤네 보니까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 25살 때 나는 좀 외로웠던 것 같다. 저렇게 모든 걸 나누는 또래친구가 별로 없었다. 대부분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이었다"면서 "25살의 이효리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런 자신과 비슷한 아이유에게 이효리만의 방식으로 힐링을 선사한 것.
어느새 이들과 말을 놓고 어울리게 된 아이유와 그녀를 바라보는 이효리의 미소가 시청자를 훈훈하게 했다. 이효리 또한 그런 아이유의 모습을 통해 25살의 자신을 떠올리며 마음의 위로를 얻은 듯 보였다. 예고편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더 큰 공감과 힐링을 나누는 모습으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아이유와 정든 김해 손님들이 떠나고 노부부의 방문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전망. '효리네 민박'은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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