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입니다."
3일 대전과의 결전을 앞둔 김종필 안양 감독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두 가지 악재가 겹쳤다. 우선 김 감독은 지난달 25일 아산과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18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했다. 쿠아쿠의 퇴장에 대한 강한 어필이 퇴장의 이유였다. 이날 대전전에선 벤치에서 지휘를 해야 했다.
다른 한 가지는 부상 선수 속출이었다. 김 감독은 "세 명의 중앙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두 명의 미드필더도 부상 중"이라며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컨트롤이 안되다 보니 당혹스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분위기를 빨리 반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급기야 안양에는 외국인 공격수도 뛰지 못하는 상황이다. 쿠아쿠가 퇴장당했고 알렉스가 서울이랜드로 둥지를 옮겼다. 조시엘은 방출 수순을 밟고 있다.
그래도 김 감독은 포기할 수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 감독은 "그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에겐 대전전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뚜껑이 열렸다. 김 감독의 우려대로 안양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경기주도권을 쥐면서 대전을 몰아붙였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폭우가 내렸고 제대로 배수가 되지 않은 잔디라는 변수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나는 슈팅이 대부분이었다. 13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2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날카로움은 대전이 앞섰다. 크리스찬의 발끝이 매서웠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때린 크리스찬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김민식 안양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도 전반과 비슷한 경기양상이 펼쳐졌다. 공을 잡은 시간은 안양이 길었다. 그러나 결정력은 대전이 한 수 앞섰다. 후반 27분 결실이 맺어졌다. 후반 교체투입된 김찬희가 문전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브루노의 교체투입으로 공격력이 더 배가 된 대전은 후반 30분 위기를 맞았다. 선제골을 넣은 김찬희가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헤딩 싸움에서 타이밍이 늦어 상대 수비와 충돌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주심은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대전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안양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심지어 추가골까지 뽑았다. 후반 42분 브르노가 안양의 조영훈과 김민식 골키퍼의 사인이 맞지 않은 틈을 타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챌린지 꼴찌 대전은 2대0으로 승리, 시즌 3승(4무11패)째를 챙겼다. 승점 13이 된 대전은 9위 서울이랜드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줄였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