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서울 SK 나이츠와 간판스타 김선형은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을까.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유일하게 소속팀과 보수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SK 김선형이다. 두 말할 필요 없는 팀 최고 스타. 김선형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SK와 FA(자유계약선수) 5년 계약을 맺으며 '원클럽맨'이 되기 위한 미래 발판을 마련했다. SK도 당시 6억5000만원이라는 섭섭지 않은 금액을 안겨주며 대우를 해줬다.
그러나 1년이 지나 양쪽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농구연맹(KBL) 선수 등록 마감시한에 맞춰 양쪽이 합의를 하지 못했다. SK는 지난 연봉과 동결인 6억5000만원을 제시한 반면, 김선형은 7억9000만원을 요구했다. 결국 연봉 조정 신청까지 가게 됐다. KBL은 금주 내로 재정위원회를 소집, 심의해 구단이나 선수 한쪽 손을 들어주게 된다. 농구 FA는 야구 FA와 달리, 계약기간만 보장해주고 보수는 매년 다시 협상한다. 따라서 지난해 FA 계약을 맺었던 김선형도 연봉 재협상 대상자였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51경기 출전 평균 15.1득점 6.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으로는 훌륭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SK는 정규리그 7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SK 관계자는 "개인 기록 뿐 아니라 팀 성적, 대-내외 평가 등 많은 자료 등을 합산해 연봉 산출을 했다. 사실, 팀 성적 때문에 삭감을 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스타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동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선형은 현재 대표팀에 소집돼 진천선수촌에 입소해있다. 따라서 직접 연락이 쉽지는 않은 상황. 다만 김선형 입장에서는 프로 데뷔 이후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점을 인정해주길 바란다. 또, 이정현(전주 KCC 이지스) 오세근(안양 KGC) 김동욱(서울 삼성 썬더스) 등 FA 대박을 친 선수들과의 은근한 자존심 경쟁도 섞여있는 눈치다.
김선형은 KBL 역대 23번째 연봉 조정 신청 선수가 됐다. 물론, 23차례 모두 재정위원회가 열린 건 아니다. 신청을 해놓고, 구단과 중간 합의를 해 계약을 마친 사례가 많았다. 김선형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분위기는 재정위원회가 열릴 듯 하다. 김선형이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또, 2009년3월23일 이후부터는 구단 혹은 선수쪽 의견을 선택해 결정하기로 규정이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선수가 2억원 요구, 구단이 1억원 요구라고 한다면 재정위원회에서 1억5000만원(금액은 예시)으로 중재해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되니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연봉을 올리기 위해 앞뒤 안가리고 연봉 조정 신청을 하는 폐해가 생기고 말았다.
골치 아픈 건 만약 재정위원회가 김선형쪽으로 손을 들어준다면, SK는 샐러리캡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SK는 김선형을 제외한 15명 선수들에게 16억900만원을 썼다. 23억원의 샐러리캡까지 남은 액수는 6억9100만원이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 KBL 재정위원회도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새로 거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