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마법과도 같은 경기였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2017년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기쁨을 '마법'이라고 했다. 독일은 2일 밤(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독일의 우승은 인상적이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주전 선수들이 아닌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하나의 실험이었다. 때문에 포르투갈이나 칠레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독일의 젊은 선수들은 강했다. 또 끈끈했다. 결승전에서는 분명히 밀렸다. 하지만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0분 마르셀로 디아스의 실수를 티모 베르너가 놓치지 않았다. 볼을 낚아챈 뒤 옆에 있던 라르스 스틴들에게 패스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뢰브 감독은 "너무나 자랑스럽다. 모든 볼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어려웠지만 우리는 해냈다. 오늘 경기는 '마법같은 경기'였다"고 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해주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경험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모두 얻었다"고 덧붙였다.
독일 축구의 겹경사였다. 불과 이틀전인 6월 30일.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열린 유럽 21세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에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또 다른 황금세대의 등장이었다. 아직 독일에는 A대표팀 1군 선수들이 있다. 내년 월드컵에서 독일은 우승 0순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뢰브 감독은 신중했다. 그는 "21세 이하 챔피언십,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이 내년 월드컵 우승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월드컵은 차원이 다른 무대"라면서 "4주동안 경기를 한다. 조별리그부터 모든 경기에 100%를 다 쏟아부어야 한다. 그 어떤 대회도 쉽게 우승한 대회는 없다. 내년에도 월드컵에 나서서 100%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을 이끈 율리안 드락슬러에 대해서는 "최근 엄청난 발전을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량도 그렇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서는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다. 그와 함께 해서 좋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