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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좋은 예' 이근호, 강원을 이끄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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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VETERAN). 프랑스어로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지칭할때 쓰는 말이다. 강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근호야말로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강원은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전반 26분 안지호의 선제골로 앞서던 강원은 후반 12분 김진혁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은 경기는 후반 37분 교체 투입된 문창진의 결승골로 강원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3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강원은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힘찬 진군을 이어갔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강원은 최근 수비진이 무너지며 힘겨운 경기를 이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마저 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마무리할 수 있는 힘이 떨어졌다.

하지만 강원에는 이근호가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이근호는 왼쪽, 오른쪽, 가운데를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특유의 스피드는 여전했고, 노련함을 더한 완급조절까지 돋보였다. 결승골도 이근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근호는 왼쪽을 돌파하며 공간을 만들었고, 이를 받은 김승용이 문창진에게 연결했다. 쇄도하던 문창진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무더운 날씨,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끝까지 질주본능을 놓치 않은 이근호의 투혼이 만든 골이었다.

사실 이근호는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대표팀 차출 이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팀 사정 상 휴식을 반납하고 매경기 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근호는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수원전에서는 멀티골을 성공시켰고, 광주전에서도 시종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대구전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강원 공격의 시작이자 마침표로 활약하며 승점 3점을 더했다.

이근호는 감독들이 사랑하는 선수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인성이 더 빛난다. 언제나 팀부터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항상 100%를 쏟아붓는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다. 이근호의 솔선수범으로 강원은 힘겨운 고비를 넘고 있다. 후배들도 힘을 내고 있다. '베테랑의 좋은 예' 이근호의 존재는 아시아 무대를 노리는 강원을 지탱시키는 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