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베테랑 미드필더' 김재성(34·전남)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축구인생으로만 한정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김재성은 "프로 생활을 하면서 많은 선택을 했다. 선택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허허 웃었다.
김재성은 올해만도 벌써 두 차례 중요한 선택을 했다. 첫 번째는 2월이었다. 그는 한국을 떠나 호주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것. 6개월 단기 계약이었지만, 임팩트는 컸다. 그는 4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골을 폭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호주 생활도 만족스러웠다. 구단 역시 김재성의 잔류를 희망했다.
그러나 6월, K리그에서도 간절한 부름이 있었다. 바로 전남의 손짓이었다. 김재성은 "한국과 호주의 이적 시장은 차이가 있다. 빨리 결정을 내려야 했다. 고민이 됐지만, 믿음이 있어서 전남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6월 26일 전남 유니폼을 입고 이적을 신고한 김재성은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전남은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다. 일단 친하게 지내는 현영민 선배와 최효진의 존재가 큰 것 같다. 다만 후배들과는 대화가 더 필요하다. 잠재력이 큰 선수들인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보고 싶다. 어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재성은 프로에서만 10년 넘게 뛴 베테랑이다. 이제는 너무도 당연하게 자신의 역할을 감지한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후 14명의 지도자를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이 원하는 것, 내가 팀에 희생해서 끄집어 낼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노상래 감독님께서는 내게 멀티플레이를 말씀 하셨다. 상황 혹은 상대팀에 따라 내 몫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줄곧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윙포워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덕에 멀티라는 개념이 익숙해졌다. 전남에서도 내 몫에 맞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성은 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제주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홈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호주리그 끝난 뒤 한 달 정도 공백기가 있다. 내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다만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다. 전남에 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나는 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이번 선택이 앞으로의 내 축구 인생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