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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봐달란 적 없어" 길, 변명보다 진심의 사과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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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파문을 일으킨 가수 길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태도를 취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 비난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길은 지난달 28일 오전 5시께 서울 남산3호터널 100m 부근 갓길에서 차량을 세워두고 잠을 자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의 혈중 알코올 수치 검사 당시 길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6%를 기록, 만취 수준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찰은 추후 길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번 길의 음주운전이 더욱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초범이 아니기 때문. 앞서 길은 2014년 5월 서울 합정역 인근에서 만취한 상태로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당시 길은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으며 그룹 리쌍 활동 외에도 예능인으로서 다방면 활약하며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는데 예상치 못한 음주운전 논란으로 단번에 추락, 많은 비난을 받으며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후 한동안 자숙하던 길은 2015년 박근혜 정부의 광복 70주년 대규모 특별사면으로 면허취소처분을 받으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고 이듬해 Mnet '쇼미더머니5' '슈퍼스타K 2016'으로 본격 컴백하며 다시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엔 거미 정규 5집을 프로듀싱하며 프로듀서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그렇게 길의 첫 번째 음주운전은 점차 용서를 받는 모양새였다. 그러던 중 2년 만에 다시금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길. 대중의 실망은 첫 번째 음주운전 때보다 더 격렬하고 냉담했다.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일으킨 길에 대해 대중은 "스스로 나락에 떨어진 것"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미수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만 두 번째이지 알고 보면 자주 음주운전을 한 것 같다" "상황이 어떻듯 음주운전은 용서받아서 안 된다" "길의 음주운전은 습관이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대중의 분노를 일으킨 대목은 길의 사과였다. 길은 두 번째 음주운전 적발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며 "며칠 전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집에 귀가하려고 대리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차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그리고 왕복 8차선 도로 중 4차선에 정차하고 잠이 들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운전석에 잠이 든 나를 경찰이 깨워 음주 측정을 했고 면허 취소가 나왔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길의 말에 따르면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대리기사를 불러 기다리는 중 차 운전석에서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왕복 8차선 도로 중 4차선에서 정차해 잠이 들었다는 해명은 길이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지만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운전을 했다, 즉 음주운전을 시인하는 대목이다.

이후 이어진 해명이 대중의 화를 돋우는 셈이 됐다. 길은 음주운전 상황 설명 후 "내가 봐달라고 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 성실이 조사에 임하겠다고 경찰에 말하고 귀가 조치 받았다. 1cm 건 100km 건 잠시라도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분명 큰 잘못이다. 평생 손가락질당하고 평생 욕을 먹어도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다.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 팬을 볼 면목도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잠재적 살인행위로 볼 수 있는 음주운전을 두 번씩 저지른 길은 평생 손가락질당하고 평생 욕을 먹어도,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봐달라고 한 적 없다"며 변명을 늘어놨다. 길의 억울한 마음은 알겠지만 어쨌든 사건의 본질은 '두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점이다. 한 번도 아닌 두 번의 실수에 대해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문제였다. 이런 지점이 실망을 금치 못할 길에 더욱 실망하게 되는 요인이다.

그야말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길. 지금은 구차한 변명보다 진심의 사과가 먼저다. 등 돌린 대중의 마음은 쉽게 돌릴 수 없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