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이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장의 증거가 곳곳에서 보인다.
박종훈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4패)째를 따냈다. 지난해 기록했던 개인 최다인 8승에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전에 벌써 7승을 수확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3.40(79⅓이닝 30자책점)이고, 6월에만 3승1패 평균자책점 1.65(27⅓이닝 5자책점)를 마크하고 있다. 박종훈의 지난 시즌 6월까지 평균자책점은 4.66(77⅓이닝 40자책점).
더 많은 이닝을 투구하고도, 평균자책점은 크게 하락했다. 27일까지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무엇보다 4사구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박종훈은 지난해 6월까지 15경기에서 62개의 4사구를 허용했다. 몸에 맞는 공도 14개나 됐다. 그러나 올해는 4사구 47개(35볼넷)를 기록하고 있다. 박종훈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타점에서 공을 뿌린다. 특이한 폼의 성향 상, 제구가 들쑥날쑥하다. 그러나 4사구를 대폭 줄이면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스스로도 안정된 기복에 대해 "아직 모른다"고 말하지만, 성적은 이전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위기 관리 능력도 눈여겨봐야 한다. 박종훈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8안타(1홈런) 4사구 3개(2볼넷)를 허용했다. 내야 수비도 다소 불안했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 5이닝 동안 11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단 1실점. 홈런으로 내준 점수가 유일했다. 반면에 삼진 8개를 뽑아냈다. 주무기 직구와 커브에다가, 올해는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종훈은 득점권에서 피출루율이 3할7푼6리로 높지만, 피안타율은 2할3푼1리에 불과하다. 이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리그에서 공동 4위의 기록. 결정적인 순간에 안타를 억제하고 있다. 박종훈의 탈삼진은 58개로 크게 높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득점권에서만 22개의 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 역시 리그 최다 3위다.
이제는 팀에서 문승원과 함께 국내 에이스 반열에 오르고 있다. 특히 박종훈은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박종훈을 6월 들어 강한 선발 투수들을 만났다. 차우찬(LG 트윈스), 에릭 해커(NC 다이노스),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이 그 상대였다. 팀 승리를 떠나 박종훈은 거의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급 활약을 펼쳤다. 어떤 선발 매치업이든, 이제 믿을 만한 카드가 됐다.
선발 박종훈의 급성장은 SK의 전반기 상승세 요인 중 하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