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이쯤 되면 고집을 넘어 아집이다. '안녕하세요'에 위험한 중독생활에 빠진 이들이 등장했다. 충격적인 언행으로 보는 이들을 멘붕(멘탈붕괴)에 빠트렸다.
26일 방송된 KBS2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에는 맨발로 산에 오르는 것에 중독된 아들, 놀이공원에 중독된 남편 사연이 공개됐다. 배우 김혜은, 마술사 최현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78살 노모는 아들 때문에 속이 새까맣게 탔다. 사연 주인공은 "제 아들이 51살이다. 10년 가까이 맨발로 산을 오른다. 영하 30도인 태백산도 모자라 일본 후지산까지 맨발로 올랐다"며 걱정했다.
김태균은 주인공 아들에게 "신발을 왜 신지 않냐"고 물었다. 아들은 "영하 20도가 넘어가면 자기 자신과 싸움이다. 나 자신을 이기고 싶다"며 별일 아니라는 듯 답했다.
아들이 얼마나 위험하게 산을 오르는지 보기 위해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표면이 거칠고 날카로운 돌산, 칼바람이 부는 눈산을 맨발로 오르는 아들 모습에 주인공은 "미쳤다"며 질색했다.
아들은 맨발로 산을 오르는 이유로 "지난 리먼 사태 때 주식으로 거액의 빚을 졌다. 몸에 병이 생겼다"며 "산 정상에 올라보니 삶의 희망이 보이더라. 지인 추천으로 맨발로 산에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들은 "앞으로 백두산, 만리장성, 로키산맥, 히말라야, 에베레스트까지 맨발로 등반해서 한계를 실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찬우는 "그곳에서는 장비가 있어도 사람이 죽는다. 어머니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겠냐"며 설득했다. 하지만 아들은 본인 주장만 반복했다.
최현우는 "물속에 들어갔다가 탈출하는 마술이 있었다. 어머니에게 '좋지 않았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며 "어머니는 '그런 거 못 보겠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내 생각이 짧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주인공 고민에 공감했다. 158표를 획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놀이공원에 중독된 남편 역시 심각했다. 20대 주부는 "남편이 28살이다. 일주일에 최소 두세 번씩 놀이공원을 간다. 제가 아플 때도 저를 끌고 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주인공은 "더운 날 아이를 안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남편 대신 줄을 서주기도 한다"며 놀이공원을 가도 즐길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최현우는 "남편한테 친구들이랑 가라고 하면 안 되냐"라며 질문, 주인공은 "우리가 조선족이다. 한국 친구가 별로 없다"며 씁쓸해했다.
남편은 고민을 유발할 사람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천진난만한 얼굴이었다. 그는 "아내가 집에 있으면 답답하니까 생각해줘서 데려가는 거다"며 나름대로 배려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남편은 집에서도 아이를 잘 돌보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은 한 5초 정도 아이를 안았다가 다시 내려놓는다"며 "집안일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가벼운 사연이라 생각했던 MC와 출연진은 "아내, 아이가 아프면 약 먹고 놀이공원을 가면 된다", "아이와 가족 생활비로 돈을 쓰는 게 아깝다"는 등 남편의 연이은 폭탄 발언에 안색이 굳어졌다.
주인공은 "헤어질까 생각도 해봤다"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아내의 눈물에 반성하는 줄 알았던 남편은 "잠시 놀이기구 타는 생각을 했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김혜은은 분노했다. "아내를 사랑하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남편은 "하겠죠?"라는 모호한 대답을 했다.
아내에게 한마디를 하려던 남편은 "아이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김혜은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조금 떨어져서 아내와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현우는 "과장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며 주인공 고민에 공감했다. 149표가 나왔다.
한편, 이날 세 번째 사연으로는 K리그에 푹 빠진 딸을 둔 30대 여성이 출연했다. 이 사연은 79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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