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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광주, 꽃길 끝났지만 포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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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의 꽃길은 끝났나봐요."

남기일 광주 감독의 말이다. 최근 리그 7경기 3무4패. 광주는 지독한 '승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클래식 15경기에서 10골에 불과한 골 기근도 광주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간 강점으로 꼽히던 수비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1실점을 헌납했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 그러나 고개 숙여선 안된다. 주저 앉을 필요도 없다.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광주는 지난 시즌 '꽃길'을 걸었다. 클래식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구단 창단 이래 최고 순위였다. 창단 이후 최초로 득점왕, 리그 MVP(최우수선수)도 배출했다. 정조국(강원)이 동시석권했다.

광주의 선전은 K리그에도 큰 의미였다. 열정과 패기로 '이름값'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그래서 광주는 가난해도 배가 불렀다.

그런데 올 시즌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최하위인 12위까지 떨어졌다. 남 감독은 "지난 시즌과는 또 다르다. 올 시즌 초반에는 그래도 수비가 버텨주면서 나름대로 괜찮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힘든 경기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챌린지(2부 리그) 강등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남 감독은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다른 이유를 떠나서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 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다. 선수들 역시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일단 현실을 직시하라고 했다. '지금 상황이 중요하다. 이대로 주저앉느냐, 일어나느냐 두 갈림 길에 서있다. 우리가 비록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다. 강등과 생존은 우리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클래식은 38라운드까지 치러진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광주는 승점 12점이다. 11위 인천과 같다. 그리고 10위 대구(승점 15)와는 불과 3점 차이다.

남 감독은 "우리가 어렵지 않았던 적은 없다. 물론 지금 조금 더 힘든 상황일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 역시 나를 믿고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서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는 28일 평창알펜시아경기장에서 강원과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펼친다. 벼랑 끝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광주. 그들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