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 규제대책' 발표직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절반은 올해 하반기 집값과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 정책추진과 실물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22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가 전국 7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3%가 올해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5월29일부터 6월14일까지 실시돼 '6·19대책'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부동산114는 전했다.
직전 조사에서 상승 비중이 25.7% 수준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상승 전망이 늘어나면서 보합(37.7%)이나 하락(16.0%)에 대한 전망은 감소했다.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10명 중 5명은 '서울 강남 재건축 상승(25.4%)'과 '새 정부 정책추진 기대(23.2%)'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또한 장기간 이어진 탄핵정국이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게다가 새 정부 정책 추진 내용 중 약 50조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뉴딜은 기존 주택 시장에 우호적인 내용이라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는 분위기다.
반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새 정부의 규제강화 가능성(28.3%)'에 대한 응답비중이 가장 높았다. 정치 불확실성 개선 기대감 이면에는 새 정부의 규제강화 우려감도 자리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응답자 10명 중 5명 이상은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값 '상승(54.8%)'에 대한 응답 비중은 직전 조사(44.6%) 대비 10.2%포인트 늘어났다.
보합(35.6%) 전망은 직전 조사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하락(9.6%) 전망은 직전 조사(15.7%) 대비 큰 폭으로 줄면서 전세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꺾인 분위기다.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거주(28.9%)'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간 매매가격이 상승한 만큼, 한편에서는 가격 부담감에 전세거주를 통해 관망하는 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정비사업 멸실주택 증가(24.5%)'도 전세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선택됐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주택 멸실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가 전세가격 상승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10명 중 4명은 '입주물량과 미분양 증가(45.6%)'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미분양도 일부 지역에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면서 전세가격 하락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되는 주요 부동산 정책 중 파급효과가 가장 큰 내용은 대출이나 임대차, 세금 등에 대한 규제 강화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발표된 6·19대책도 전국 40곳의 조정 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것은 '주택담보대출 추가규제(26.6%)'로 나타났다.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40곳 조정 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씩 강화한 만큼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대출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소득 대비 대출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정책도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주택 임대차 시장 규제(22.0%), 부동산 보유세 강화(21.0%) 등도 추가규제 가능성으로 꼽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