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덜키즈(Adulkids·adult+kids) 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어덜키즈 문화란, 아이들이 옷과 하이힐, 화장, 아동용 자동차 등으로 어른 문화를 흉내 내는 문화를 뜻한다.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 흉내를 내며 좋아하는 모습이 마냥 예뻐 보여서 어린이 메이크업 박스를 비롯해 다양한 어덜키즈 관련 상품들을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관절·척추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를 위한 선물 리스트에서 '하이힐'은 빼야 할 것이다.
성인에게도 안 좋은 하이힐…불안정한 자세가 근육 긴장으로 이어져
하이힐은 허리와 척추, 무릎 등 신체 전반에 좋지 않다. 굽이 높을수록 무게 중심이 지면에서 멀어져 자세는 불안정해지고 무릎이 받는 하중은 늘어난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똑바로 서면 몸의 균형이 앞으로 기울어지는데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 신체는 엉덩이를 뒤로 당기고 가슴은 앞으로 내민다. 이런 자세로 불안정하게 걸으면 몸의 근육들이 극도로 긴장해 허리통증과 척추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박정현 원장은 "하이힐을 신으면 허리 4번과 5번 사이, 허리 5번과 골반 사이의 디스크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골반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틀어지기도 쉬운데, 골반이 틀어지면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척추까지 전체적으로 틀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가 변형되고 사소한 충격에도 디스크가 빠져 나오는 급성디스크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힐은 발목과 발가락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이 받는 압력이 발 전체에 고루 퍼지지 않고 발 앞쪽 부분에 쏠리게 된다. 이는 발가락과 발바닥(족저)의 변형 및 통증, 발목손상 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점들은 비단 성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도 해당되는 점이다. 특히 한참 성장기인 아이들은 신체가 완전히 다 자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이힐을 신으면 성인보다 더 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리 길이가 차이 나거나 체형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심할 경우 키 성장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박 원장은 "성장기 때의 생활습관이 아이의 평생 체형과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척추 이상은 외관상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며 "평소 자녀가 신는 신발과 걷는 모습에 관심을 갖고, 자녀의 걷는 모습이 눈에 띄게 이상하거나 똑바로 섰을 때 양어깨의 높이가 다르다고 판단되면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덜키즈 대신 '헬스키즈' 만들어주는 선물 리스트
하이힐 대신 '운동화'=최근 걷기와 함께 레저활동 열풍으로 운동화가 유행하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이 다양한 패션 운동화들이 많이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다. 한 소비자시민모임의 조사에 따르면, 운동화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므로 비싼 운동화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동용 전동차 대신 '줄넘기'=아동용 자동차도 즐거운 감각을 주는 선물이지만 줄넘기는 신체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치면 건강식품이다. 줄넘기는 운동습관을 길러줄 뿐 아니라 심신기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두뇌발달도 활발하게 해준다.
외식 대신 '엄마표 밥상'=집에서 엄마와 함께 밥을 먹는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훌륭하며 비만 위험도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엄마는 아이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식품을 제공하고 함께 섭취하면 아이의 건강을 챙기고 훌륭한 식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텔레비전 대신 '친구'=친구는 건강에 좋다. 특히 어린이에게 친구는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친구를 사귀면 불쾌한 일을 겪어도 쉽게 넘어가고 공격적인 성향도 억제된다. 또래가 많은 장소에 데려가거나 부모 자신이 친구가 되어 아이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