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고졸 2년차, 아직까지 1군 기록이 없다. 지난해 입단해 육성선수 신분으로 있다가, 2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선수 등록해 1군 엔트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 이글스는 21일 외야수 이양기를 웨이버 공시하고 내야수 김태연(20)을 등록했다. 선수단 재정비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그런데 1군 첫날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20일) 햄스트링 염좌로 등록 말소된 송광민 자리다.
왜 이상군 감독대행은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을까.
이 감독대행은 김태연의 타격 능력, 특히 장타력을 주목했다. 이 감독대행은 "서산 2군 구장에서 본 적이 있고, TV 중계로 지켜봤다. 장타력이 눈에 띄는 선수다. 어리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김태연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144타수 44안타), 9홈런에 2루타 14개를 때렸다. 퓨처스리그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물론, 단순히 기록만 보고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 감독대행은 "타석에서 여유가 있다. 2군과 1군이 다르긴 하지만, 2군에서 열심히 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해 미래 자원을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눈앞의 성적에 급급하다보니 체계적인 육성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이 감독대행 체제가 가동하면서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육성선수 신분이던 김태연의 선수등록 첫날 1군 합류, 그리고 선발 출전이 젊은 선수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