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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감독도 놀란 베테랑 나주환의 전천후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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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베테랑 유틸리티맨 나주환(33)의 활약이 뜨겁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나주환의 깜짝 활약에 놀라움을 표했다.

나주환은 2000년대 후반, SK 왕조 내야진의 한 주축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개인사와 부상이 겹치면서 24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에서 복귀한 9월 이후에는 타율 3할8푼6리(57타수 22안타), 5홈런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건강한 나주환은 올 시즌 다시 SK 내야진의 중심이 됐다. 힐만 감독은 '신구 조화'를 추구한다. 베테랑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출전 시간도 배분한다. 무엇보다 나주환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나주환은 시즌 초 1루수와 2루수를 오갔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서, 그리고 박정권, 김성현 등의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고르게 기용됐다. 특히 SK가 개막 6연패를 딛고 연승 가도를 달릴 때,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을 많이 치는 유형은 아니지만, 일발장타력이 있다. 4월에 홈런 3개를 때려냈는데,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4월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장원삼을 상대로 데뷔 첫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4월 말 타격감이 주춤했으나, 5월 이후 타율 3할1푼(126타수 39안타), 5홈런, 17타점으로 반등했다.

SK는 주전 유격수로 영입했던 대니 워스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방출됐다. 박승욱이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그러면서 나주환이 유격수까지 소화했다. 최 정의 휴식이 필요할 때는 3루를 맡는다. 그리고 지난 14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선 야수가 모두 소진되자,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나주환은 김주한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힐만 감독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 정도일줄은 몰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보탬이 된다. 그러나 타격도 물이 올랐다. 나주환은 2009년에 기록한 15홈런이 개인 한 시즌 최다였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에는 벌써 8홈런을 치고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2위의 기록. 6월 들어 5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에선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나머지 3개의 안타도 모두 2루타. 또한, 규정 타석은 못 채우고 있지만, 득점권에서 타율 3할7푼2리를 마크하고 있다. 영양가 있는 활약이다.

힐만 감독은 나주환의 활약에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활용도가 매우 높은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힐만 감독은 "사실 미국 베로비치(SK 1차 캠프지)에서 이 정도로 잘 할 것이라 확신하진 못했다. 일본 오키나와(2차 캠프)에선 더 나아졌지만, 역시 이 정도로 엄청나게 잘 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며칠 전 포수로도 좋은 캐치를 해줬다. 좋은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나주환은 팀 내야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