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칸에서 촉발돼 한국까지 이어진 극장-스트리밍 동시 상영 논란. 속앓이해야 했던 봉준호 감독은 일련의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한 심경을 밝힐까?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안서현, 변희봉을 비롯해 전날 레드카펫 행사를 위해 내한한 틸다 스윈튼,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참석해 '옥자'에 대한 궁금증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는 전 세계 중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오는 29일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한다. 북미 기준 28일, 한국 시각으로는 29일 0시 스트리밍 오픈과 동시에 국내 극장 또한 동시에 관을 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관객을 찾겠다는 전략. 사실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목적인 넷플릭스로서는 국내에서 시도한 극장-스트리밍 동시 개봉이 상당히 파격적인 결단이다.
이런 파격 시도를 선보이게 된 바탕에는 봉준호 감독의 '한국에서만큼은 스크린 상영을 보장해 달라'라는 조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 봉준호 감독은 관객에게 다양한 방식의 플랫폼을 통해 질 높은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이 '옥자'를 통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의 바람은 안타깝게도 바람으로 끝날 전망. 국내 멀티플렉스들이 하나같이 넷플릭스와 '옥자'의 극장-스트리밍 동시 개봉 행보에 대해 영화 산업 구조를 뒤흔드는 문제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기존의 영화 산업 구조에서는 선(先) 극장 개봉 이후 홀드백(개봉 3주 후) 기간을 거쳐 IPTV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옥자'가 이런 관행을 깨고 극장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개봉하겠다 선언해 문제가 됐다. 지난달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불거진 논란에 이어 국내에서도 극장 측의 반발을 사며 급기야 보이콧을 선언하게 된 상황이다.
많은 관객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들이 단체로 '옥자' 보이콧에 나섰고 '옥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전국 6개 권역 7개 소극장과 협의해 극장에 걸기로 했다. '옥자'는 급한 대로 전국 100여개의 소극장과 상영을 협의 중인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멀티플렉스와는 대치 중인 것. 현실적으로는 100여개 안팎의 소극장에서만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른 '옥자' 사태. 칸영화제부터 국내 개봉까지 두 달간 속앓이를 해야 했던 봉준호 감독은 이날 오전 열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내한 기자회견 전 제작 방식 및 개봉 방식에 대해 한 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던 당시에도 위트 있고 진솔한 이야기로 진심을 전한 봉준호 감독. 이번 내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뜨거운 진심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멀티플렉스 극장을 제외한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