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위가 보인다. 그런데 전력은 완전체가 아니다. '잇몸 군단' NC 다이노스가 위기 상황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올까?
NC는 12일 기준으로 1위 KIA 타이거즈를 0.5경기차 쫓고 있다. NC는 이번주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만난다. 결코 쉬운 상대들은 아니지만, 이번주 성적에 따라 1위 빼앗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NC는 지난 5월초에도 1위 자리를 노렸었지만, 주춤하는 사이 KIA가 달아나면서 아쉽게 입맛만 다셨었다. 이번에도 설령 1위 등극을 못할지라도, 2강 체제를 더욱 굳혔다는 자체로 분명한 의미가 있다.
사실 NC의 상승세는 놀랍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태에서 팀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제프 맨쉽은 벌써 한달이 넘게 전력에서 빠져있다. 오른쪽 팔꿈치 근육이 일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은 후 현재 재활 중이다. 복귀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여기에 타격의 중심인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가 동시에 빠졌다. 나성범은 5월말 손목 부상을 입어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열흘 후 복귀가 예상됐으나 회복이 완전치 않다. 스크럭스는 지난 9일 오른쪽 옆구리를 다쳐 4주 진단을 받았다. 3번과 4번타자가 동시에 부상으로 빠진 셈이다.
'조커' 역할을 맡았던 베테랑 이호준도 팔꿈치 염증 때문에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박석민이 6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반갑지만, 현재 NC의 전력은 핵심이 빠져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몇 년에 걸쳐 잘 다져진 NC의 경쟁 구도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에도 "영원한 주전은 없다"고 강조한다. 1군 주전급 베테랑이라고 해서 안주하라는 법도 없고, 백업 혹은 2군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기회를 줘야한다는 지론이다.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진리로 보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어느 감독보다 냉정하게 실천에 옮기는 스타일이다.
현재 NC의 1군 엔트리를 이루는 선수 구성을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선발로 데뷔 첫승을 챙기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형범을 비롯해 이상호 김준완 이재율 등이 백업층을 튼튼히 구성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준다는 보장이 있으니,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핵심 선수들이 빠진 위기 상황에서, 그 팀의 진가가 드러난다. '잇몸 군단'이 중심을 지키는 NC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1위를 맹추격해왔다. 전력 완전체가 되는 순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