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올시즌을 끝까지 치르기로 최종 결정한 첫날 값진 승리를 따냈다. 이 대행은 경기전 "우리 선수들에게 진돗개처럼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 그런 강한 정신으로 싸워주길 바란다"고 했다.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승리했다.
한화는 소총타선을 총동원해 꽝꽝 대포를 쏘아대는 SK 와이번스를 잡았다. 한화는 13일 SK와의 인천 원정경기에서 홈런없이 17안타를 몰아치며 오랜만에 집중력을 발휘, 11대8 역전승을 거뒀다. 홈런 군단 SK가 홈런으로 서너걸음 달아나면 한화가 연속안타 잰걸음으로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양팀 선발은 나란히 난타당했다. 한화 선발 이태양은 3이닝 5안타(3홈런) 4실점으로 일찌감치 강판됐다. SK 선발 스캇 다이아몬드 역시 5이닝 동안 11안타 6실점으로 국내무대 최다실점 경기를 했다.
먼저 달아난 쪽은 SK였다. 0-0으로 팽팽하던 3회말 한화 선발 이태양을 상대로 2번 정진기의 우중월 2점홈런(7호)-3번 최 정의 좌월 1점홈런(19호)-4번 한동민의 우월 1점홈런(21호)을 집중시켰다. 올시즌 두번째 세타자 연속홈런. 앞선 대기록 주인공도 SK. SK는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 정-제이미 로맥-김동엽이 세타자 연속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홈런구단의 위용을 여실히 증명했다.
한화는 대포에 맞서 소총수들을 집결시켰다. 2-6으로 뒤진 5회초 1사후 9번 장민석-1번 정근우-2번 하주석의 연속 3안타로 1점을 만회한 뒤 2사만루에서 5번 김태균의 2타점 2루타, 다시 2사 2,3루에서 6번 이성열의 2타점 2루타로 6-6 동점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SK가 나설 차례였다. SK는 5회말 곧바로 7번 나주환의 2루타에 이은 8번 이재원의 희생플라이, 1번 김강민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은 2번 정진기의 중전 적시타로 8-6으로 또 달아났다.
이에 질세라 한화도 대타 작전으로 맞불을 놨다. 7회초 SK 세번째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윌린 로사리오와 김태균의 연속안타에 이어 1사 2,3루에서 7번 대타 양성우가 사구로 출루했다. 1사 만루 찬스. 또다시 대타 작전. 결국 8번 대타 김경언이 동점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뿜어냈다. 한화는 이어진 2사만루에서 2번 하주석이 2루수 내야안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9-8로 이날 첫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9회초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11-8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한화 마운드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6-6 동점이 되자 지난해 'SK 킬러'로 통했던 장민재를 투입했다. 장민재가 2이닝 동안 2점을 내주자 송창식-정우람 등 필승조 카드를 반발짝 빨리 꺼내들었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