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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에 혈투 두산-삼성전에는 불꽃 드라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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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이번 주중 3연전은 야구가 얼마나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인지 가늠케 했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4대3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3연전은 올 시즌 중 가장 힘든 시리즈 가운데 하나였다.

6일 경기는 비가 퍼붓는 가운데 연장 10회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경기는 오후 6시 50분이 돼서야 끝났고 12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서서 총 22점이 나왔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해 연장 10회 이승엽이 결승 2점 홈런을 때렸다.

7일 경기도 쉽지 않았다. 정진호가 5이닝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고 김재환 역시 투런포를 쐈다. 삼성 선발 우규민은 4이닝 7실점으로 일찍 강판됐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같으면 쉽게 승부가 결정됐겠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두산 선발 유희관도 그답지 않게 6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고 다린 러프는 그런 유희관을 상대로 5회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정진호의 5회 2점포가 아니었으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8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이날 경기는 두산이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선발투수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였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의 선발 투수는 이제 갓 퓨처스리그에서 콜업된 안성무였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안성무는 1회 3실점하며 경기 전 예상이 맞는가 싶더니 2회부터는 전혀 다른 투수가 돼 4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이어 등판한 임현준 역시 3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추격의 기회를 엿봤다. 이가운데 3일 연속 등판한 두산의 세번째 투수 이현승이 구자욱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연장에 돌입했다. 두산은 연장 10회 김재환의 끝내기 안타로 가까스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올시즌 두산과 삼성은 만나기만 하면 이같이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18일에도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지만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쯤되면 '숙적'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을까.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