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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만나면 꼬이는 우규민, 악몽같은 잠실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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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우규민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주축 선발 투수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다소 주춤했으나 5월 중순 이후 안정을 찾았다. 지난 5월 19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1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3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이 기간에 21⅓이닝, 경기당 평균 7이닝을 책임지면서, 평균자책점 1.69를 마크했다. 에이스와 다름없는 맹활약이다.

우규민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전날 불펜을 총력 동원해 연장 10회 혈투를 벌였기에, 선발 투수의 이닝 이터 역할이 중요했다. 그런데 우규민은 LG 소속이던 2015~2016년 두산전에서 고전했다. 두 시즌 동안 각각 1번씩 등판했는데, 두 번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2015년에 4이닝 4실점, 2016년에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두산이 최강 공격력을 자랑했던 시기다.

올 해는 불운까지 덮쳤다. 지난 4월 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1회를 넘기지 못했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상대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때린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고 강판됐다. ⅔이닝 2안타 무실점. 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다. 우규민과 소속팀 모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두산과의 안 좋은 기억이 징크스가 된 걸까. 첫 이닝부터 힘들었다. 1회말 1사후 정진호에게 좌익수쪽 2루타, 닉 에반스에게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0-1. 이어진 1사 1루에선 상대 4번 김재환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0-3.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2회초 1사후 조동찬이 중전안타, 이승엽 우중 2루타를 때렸다. 1사 2,3루에서 김정혁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1-3. 운도 따라줬다. 1사 1,3루에서 이지영이 때린 뜬공을 두산 우익수 정진호가 쫓아가다 갑자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타구가 라이트 불빛에 들어가면서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파고들어 3-3 동점이 됐다. 하지만 여기까지 였다.

3-3 동점이던 3회말 1사 1,2루. 수비 실책이 아쉬웠다. 오재일이 때린 땅볼 타구를 1루수 다린 러프가 뒤로 흘렸다. 타구가 강했지만 충분히 캐치가 가능했다. 이 때 2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었다.

4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실점. 이어진 1,3루에선 폭투까지 해 추가 실점을 했다.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타석에 있던 오재일 등 뒤로 날아갔다.

4이닝 9안타 7실점(6자책).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4이닝이다. 5회 타선이 터져 7-7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은 면했지만,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부진이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