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 CGV가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의 극장 동시 개봉에 대해 "불가하다"고 최후통첩을 내렸다.
CGV 측 관계자는 5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옥자'의 국내 배급을 맡은 NEW로부터 극장 동시 개봉 여부에 대한 공문을 받았고 CGV는 지난 2일 오후 '동시 개봉이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5일) 오전까지도 CGV의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NEW가 '옥자'의 동시 개봉을 고수하는 한 CGV 역시 입장을 유지할 계획이다"며 "물론 개봉(29)까지 시간 여유가 있기에 협의 과정은 있을 수 있다. 추가적 협상을 전망하고 있지만 NEW 측이 평행 선상의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우리 역시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만 오는 29일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이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결단에는 계약 체결 당시 봉준호 감독의 '한국에서만큼은 스크린 상영을 보장해 달라'는 조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관객에게는 극장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화를 볼 기회가 주어졌지만 반대로 영화 산업 구조를 뒤흔드는 문제가 발생해 프랑스에 이어 국내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영화 산업 구조에서는 선(先) 극장 개봉 이후 후(後) 홀드백(개봉 3주 후) 기간을 거쳐 IPTV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옥자'가 이런 관행을 깨고 극장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개봉하겠다 나선 것.
CGV 측 관계자의 설명처럼 CGV는 지난 2일 오후 NEW에게 '옥자'의 극장-스트리밍 동시 개봉 여부에 대해 '불가'라는 최후통첩을 내린 상황. 그렇다면 NEW는 CGV의 입장에 어떤 대응을 마련했을까?
NEW의 관계자는 같은 날 "CGV 입장은 지난 2일 받았다. CGV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은 힘들다는 내용을 공유한 상태다. 현재 NEW는 다른 가능성을 찾는 중이며 개봉 전까지 여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CGV가 지난 2일 늦은 시각 입장을 전달한 상태이며 이후 주말이 있어 우리로서는 아직 이 상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들어가지 않았다. 전부터 계속 설명했듯 극장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받았고 이런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상황을 천천히 지켜보며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 같다. 극장 개봉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계속 극장들과 논의를 할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옥자'가 개봉을 앞두고 작품적으로 이슈가 되길 바랐는데 안타깝게도 개봉에 대한 논란으로 오해를 빚고 있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 논란에 대해 여러 방향을 논의하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만큼 관객이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CGV가 동시 상영을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옥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