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해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젠틀' 혹은 '바른 생활'일 것이다.
언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든 항상 완벽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촬영장에서는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을 챙기는 자상한 모습을 보이며, 휴식기에는 꾸준한 기부 및 봉사 활동으로 사회에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완벽한 비주얼까지 갖췄으니 세상 완벽한 남자의 이미지는 홀로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박해진이 망가지는 순간도 있다.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 과거 SBS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했을 때도 그랬고, 최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도 변함없는 허당기와 화끈한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예전에는 예능에서 얘기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패밀리가 떴다'를 할 때도 사소한 행동에 의견이 폭주하니까 정말 그게 크게 다가왔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데 그때만 해도 겁이 많고 의기소침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현장에서 형들이 정말 욕도 스스럼없이 하셨다. 그런 거친 언어를 쓰면 현장 분위기가 되게 좋아진다. 방송에 나갈 수 없는 말을 하니까 우리끼리 빵 터지고 그 다음부터 분위기가 좋아져서 재미가 살아난다. 그걸 알고 시간이 지나니까 예능 녹화를 해도 편하더라. '한끼줍쇼'도 어려움 없이 편하게 했다. (강)호동이 형 오랜만에 만나서 편하게 놀고 왔다. 예능에서는 실제 모습이 나온다. 성격은 꼼꼼한데 의외로 허술한 부분이 있다. 촬영하고 나서는 '모자라게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 소감은 어땠을까.
사실 나를 알아 보실지가 걱정이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벨을 눌러도 부재 중인 분들이 많으니까 누구라도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에 짜장 라면은 면이 불긴 했어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사실 나는 관찰 예능을 좋아한다. 내가 집에서 즐겨보는 게 '미운우리새끼' '한끼줍쇼' '백년손님 자기야' 등이다. 약간 그런 코드가 좋다. 뭔지 모르게 약간 따뜻함이 있는 게 좋다."
사실 '한끼줍쇼'에서 박해진은 "35세에는 결혼할 줄 알았다"는 발언을 해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25세 때 불타는 연애를 하던 시절 막연하게 결혼 생각을 해봤다"는 이야기라고. 그래도 직접 음식을 하고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해내는 박해진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100점짜리 남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결혼 생각은 늘 한다. 지금도 앞자리가 바뀌기 전에는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더더욱 열심히 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멘탈이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감정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심신이 불안정할 때도 있으니까 그런 나를 잘 잡아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얼마전에 검사를 했는데 멘탈은 건강하다고 하더라.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따로 커서 가족이 북적북적한 걸 좋아한다. 하지만 분가나 합가 문제는 전적으로 아내의 의견에 따를 예정이다. 여성 분들은 나쁜 남자를 좋아하시기도 하고 그런데 나는 전혀 그런 타입과는 반대고 지루한 타입인 것 같다. 그래서 좋은 남자친구가 될 자신은 없지만 좋은 남편이 될 자신은 있다. 나중에 좋은 가정을 꾸릴 것 같다는 확신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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