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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해진 "'맨투맨', 원래는 여장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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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맨투맨'은 박해진의, 박해진을 위한, 박해진에 의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투맨'은 한류스타 경호원이 된 국정원 고스트 요원 김설우(박해진)와 그를 둘러싼 맨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100% 사전제작 되어 지난 4월 21일 첫 방송됐다. 첫 방송 시청률은 3.5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는 역대 JTBC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이다. 사전제작 드라마임에도 이례적인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역시 박해진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가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1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번도 시청자를 실망시킨 적 없는 박해진이 천의 얼굴을 지닌 냉철한 국정원 고스트 요원으로 변신하는데 대한 기대는 컸고, 박해진은 이번에도 팬들의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 스펙터클한 첩보 액션부터 박성웅과의 브로맨스, 김민정과의 로맨스까지 소화하며 주연 배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많은 캐릭터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작품도 '맨투맨'이 유일했지만, 그것을 버퍼링 없이 소화해내는 박해진의 연기 내공에 팬들은 또 한번 박수를 쳤다.

"라이브 할 때만큼 긴장감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고생해서 찍은 작품 꼬박꼬박 볼 수 있고 시청자 마인드가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좀더 디테일하게 보려 하고 내 연기보다는 큰 그림 위주로 보게 된다. 다음주를 기다리고 '맨투맨 탐정단'도 보고 댓글도 본다.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냉정한 평가가 기억에 남는다. 내 연기에 대해 분석을 하더라. 커피잔을 내려놓는 동작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서 분석하는데 그게 신기하게 개연성이 있다. 내 연기를 이렇게 디테일하게 봐주시니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고 감사하기도 하다. 좀더 신중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박성웅과의 브로맨스는 무척 특별하게 다가왔다. 상남자 연기 전문인 박성웅과 젠틀하고 반듯한 이미지가 강했던 박해진이 숨겨둔 코믹 본능을 발산, 색다른 웃음 코드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박해진의 여자 연기다. 빅토르 회장의 파티에 가기 위해 대본 합을 맞춰달라는 여운광(박성웅)의 요구에 따라 여주인공 연기를 펼친 박해진의 모습에 시청자는 배꼽을 잡았다.

"재밌었다. (박)성웅이 형과 촬영하며 애드리브도 많았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병맛스러울까, 웃길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방송을 보니 좀 더할 걸 싶더라.원래 B급 정서를 좋아한다. 주성치 스타일의 코미디나 반복되는 코미디 같은 그런 장르를 좋아한다. 감성이 좀 마이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맨투맨'에서 박해진의 여장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당초 '맨투맨'은 헝가리가 아닌, 두바이 로케이션 촬영을 계획했다. 그리고 두바이 촬영을 진행한다면 차도르를 쓴 박해진의 여장신도 촬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 상 두바이가 아닌 헝가리 로케이션을 진행하게 됐고 아쉽게도 박해진의 여장신은 삭제됐다. 작품을 집필한 김원석 작가 또한 이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박해진은 "지금 생각해보면 대본 합을 맞추는 신에서 여장을 해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여장에 대한 겁은 없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맨투맨'을 지켜보는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됐던 것은 '설도커플' 김설우와 차도하(김민정)의 로맨스였다. 심적 모태솔로 김설우와 원조 모태솔로 차도하가 착각과 오해, 반복되는 인연 속에서 조금씩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그 감정이 설렘과 사랑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은 아주 신선했다. 모태솔로들의 어설프고 서툰 연애법은 오히려 귀엽게 다가왔고, 위기 속에 꽃 핀 사랑은 엄청난 두근거림을 선사했다. 그리고 박해진은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멜로 눈빛과 머리를 쓰다듬는 섬섬옥수만으로도 여심을 설레게 하며 '멜로 장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멜로 연기가 가장 어렵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민정 누나와의 호흡은 좋았다. 또래니까 대화도 많이 하고 캐릭터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다. 그래도 가장 자신없는 연기가 멜로다. 정말 힘들고 어렵다. 차라리 현실 연애, 이미 진행된 멜로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작하는 멜로는 어렵다. 연인이 되기 전 몽글하고 간질거리는 느낌은 어렵다. 연애세포가 죽어서 그런 건지 기억도 잘 안난다. 자신이 없다. 생각해보면 내가 사랑 때문에 설렌 게 언제였나 싶다. 그래서 지금은 시작하는 연인보다는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처럼 현실 연애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