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비디오 어시스턴트 레프리)제도와 함께 이번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바뀐 시스템이 하나 있다. 바로 승부차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 '아바(ABBA)'라고 명명된 새로운 방식의 승부차기 제도를 도입했다. '아바'는 승부차기 순서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동전 던지기로 선축 또는 후축이 결정된 후 A팀-B팀-A팀-B팀 순서로 승부차기가 진행됐다면, 새로운 방식은 A팀-B팀-B팀-A팀-A팀-B팀-B팀의 순으로 승부차기를 진행한다. 양팀 각 다섯명의 키커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점수가 같을 때는 여섯 번째 키커부터 순서를 바꾼다. B팀-A팀-A팀-B팀-B팀-A팀 순으로 서든데스 대결이 벌어진다.
'아바' 제도는 지난 3월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IFAB(국제축구평의회)의 연례정기회의에서 결정됐다. 선축팀이 후축팀보다 승리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다 공정한 환경에서 승리팀을 가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바'는 최근 개최된 유럽축구연맹(UEFA) U-17 챔피언십과 UEFA U-17 여자 챔피언십에서 처음 시범 시행된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 FIFA 주관대회 최초로 도입됐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8강전은 새로운 승부차기의 묘미를 보여준 경기였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은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포르투갈이 먼저 웃었다. 전반 1분 상대 실수를 가로채 잔데 실바가 선제골을 넣었다. 우루과이가 반격에 나섰다.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부에노가 동점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포르투갈 차례였다. 41분 곤살베스가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우루과이는 후반 5분 발베르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가 이어졌다. 이번 대회 첫 승부차기였다.
승부차기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으로 진행됐다. 포르투갈이 선축에 나섰다. 디아스가 아슬아슬하게 성공시켰다. 우루과이의 발베르데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데 이어 로드리게스마저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포르투갈의 조제 달로트와 자다스의 연이은 성공으로 포르투갈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우루과이의 카노비오가 또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아르다이스의 슛도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르투갈의 게드손이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5번째 키커 페페의 슈팅을 산티아고 멜레 골키퍼가 막아냈다. 우루과이의 마지막 키커 아마랄이 나섰지만 그의 킥은 하늘을 향했다. 이어 나선 비냐의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넣기만 하면 끝나는 상황.에서 포르투갈의 6번째 키커 조제 고메스의 슈팅이 또 한번 멜레 골키퍼에 막혔다. 포르투갈의 7번째 키커 히베이루의 슈팅도 멜레 골키퍼에 걸렸다. 우루과이는 마지막 키커 부에누가 나섰고, 그의 슈팅이 포르투갈 골네트를 가르며 4강행이 결정됐다. 후축팀의 승리, 아바 제도가 만든 꿀잼 승부차기였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8강전에서 2대1로 이겼다. 베네수엘라는 연장 전반 6분 페냐란다와 연장 후반 10분 페라레시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다. 베네수엘라는 사상 첫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는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4강전을 치른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