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나가고, 필요하면 또 돌아오려 할까.
여자프로농구에 또다시 암울한 뉴스가 하나 날아들었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 이선화가 훈련 개시 첫 날 선수 생활을 그만두겠다며 팀을 뛰쳐 나간 것이다. 최근 여자프로농구에서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뉴스도 아니다.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여러 사정을 이유로 시즌 도중, 그리고 시즌을 앞둔 상태에서 팀을 떠났다.
이선화의 경우 이번이 개인 2호 기록이다. 2014년 부상 이후 팀에 합류하자마자 실업팀에서 농구를 하겠다며 은퇴 선언을 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복귀 의사를 드러냈다. 위성우 감독과 구단은 그런 이선화를 받아줬다. 그리고 경기에도 투입하며 기회를 줬다. 시즌 종료 후 FA 김정은을 영입하며 보호선수 명단 작성 과정에서 이선화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 여파로 유망주 포워드 김단비를 잃었다. 그런데 훈련 첫날 또다시 "내 길이 아니다"라며 예고 없이 떠나니 구단은 기가 찰 노릇이다. 위성우 감독은 이선화 건에 대해 "선수 개인 선택이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든다. 때문에 많은 돈을 받더라도 어린 마음에 욱하며 힘든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할 수 있다. 돈을 쉽게 버니, 사회에 나가도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줄 안다. 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다. 그렇게 현실을 인정하고, 다시 돈이 필요하면 프로 문을 두드린다. 워낙 선수가 없어, 이런 선수들이 죄의식 없이 나갔다, 들어왔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힘든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프로선수는 그러라고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다른 일반인들은 더 힘든 환경 속에서 더 힘들게 적은 돈을 번다. 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훈련이 힘들다고, 동료들과의 생활 등이 힘들다고 팀을 뛰쳐나온다면 이는 프로가 아니다. 팀 내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범죄 등으로 괴롭다면 이는 당연히 팀을 뛰쳐나와야 하는 이유가 되고, 도움을 받아야 겠지만 프로선수가 단순히 운동과 팀 생활이 힘들다고 그만둔다고 하면 이는 프로로서의 자세라고 할 수없다. 정 힘들면, 운동이 덜 힘든 팀으로의 트레이드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물론, 운동이 힘들다고 불평인 선수는 덜 힘들다는 어느 팀을 가더라도 똑같이 힘들다고 불평할 선수들일 것이다.
1년만 쉬면, 다시 프로무대로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이승아, 홍아란 등 대어급 가드들이 프로 복귀를 타진할 수 있다. 그러면, 전력 강화에 시급한 구단들이 두 팔 벌려 그들을 맞이하려 할 것이다. 선수들도 문제지만, 연맹과 구단들도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들고 있는 원흉이라는 뜻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 구상이 끝나기 전 선수가 팀을 떠나는 건 자유다. 그 누가 양지희의 은퇴 선택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는가. 명예로운 은퇴에 박수를 보냈다. 문제는 시즌 도중, 그리고 이선화의 경우처럼 시즌 준비를 들어가는 시점 무책임하게 팀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다시 프로무대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강력한 제재를 해야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