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경기력의 변화.
한화 이글스가 정말 달라진 것일까. 그렇게 인정해야 할 경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2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서 9회말 양성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대4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난 주중 강팀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위닝시리즈로 기세를 올린 한화는 SK전 승리로 기세를 이어갔다.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거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상대가 SK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SK는 최근 무시무시한 홈런포를 앞세워 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투수력도 점점 안정되가는 모습을 보이고, 타력이 워낙 강해 웬만해서는 지지 않을 기세였다. 한화전도 그랬다. 3-3으로 앞서던 7회초 1점을 뽑으며 결승점을 지키고 승리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달라진 SK만큼이나 한화도 달라져 있었다. 8회말 상대 실책으로 행운의 점수를 뽑으며 동점을 만든 한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9회 끝내기 승을 만들어냈다. 2일 두산 베어스전 패배로 5연승에는 실패했지만, 곧바로 승리를 거두며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을 맡은 후 4연패. 그러나 곧바로 4연승을 달렸다. 기존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팀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4연패는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최근 한화 경기를 보면 이 감독대행의 스타일이 서서히 묻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선발-불펜 보직의 명확한 구분, 그리고 선발투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안정적 분위기 조성, 계산되는 불펜 운용 등이 큰 차이다. 그러니 지켜보는 사람들도 어느정도의 계산 속에 야구를 지켜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다. 자신이 언제,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알고 있어 경기를 준비하는 데 편하고 심적으로도 안정이 된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타선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마운드의 안정은 야수들의 집중력 향상에 가장 큰 동력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화 야구가 안정세로 접어들었음은 이제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한화는 시즌 중반부터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는 팀이다. 갖고있는 전력 자체는 충분히 강하다. 부상병들이 돌아와 완전체가 되면 더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 지금의 팀 분위기를 어떻게 쭉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