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원정 NC 다이노스전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보통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날 땐 선글라스를 벗는데 양해를 구하고 선글라스를 썼다. 오른쪽 눈의 실핏줄이 터졌다고 했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얘기다.
이날 김 감독은 스스로 야구에 집중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타격 훈련 때 한켠에 있던 큰 모래주머니를 들고 흔들었다. 하체를 고정시키고 밸런스를 잡기 위한 훈련법인데, 마치 심심한 듯이 자신이 직접 훈련을 했다.
그리고 배팅케이지 옆에 있던 수비 펑고용 공을 3개 꺼내들더니 저글링을 했다. 옆에 있던 다케시 코치에게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기도 했다. 취재진이 이를 보고 따라했지만 잘 안 되는 걸 보고 덕아웃으로 와 시범을 보였다.
훈련 때 타자들의 타격을 보고, 자세를 잡아주던 평소 모습과 달랐다. 이번 주중 3연전 상대팀이 2위 NC이기에 그의 행동은 더욱 튀었다. KIA는 NC에 3게임차로 앞서있다. 3연패를 당하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팬들의 관심이 컸다. 3연전의 첫 경기라 선수들이 긴장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김 감독의 노력에 화답하듯 KIA는 이날 3-7의 리드를 8,9회 9대7로 역전하는 저력을 보이며 3연승을 달렸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