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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의 일구일언(一球一言)] PO도 아닌데...LG 타자들, 겁먹지 말고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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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플레이오프가 아닌, 멀고 먼 길이 남은 정규시즌이다. LG 트윈스 타자들이 벌써부터 움츠러 들 이유가 없다.

LG가 지난주 5연패 늪에 빠졌다. 선두권 경쟁을 하던 팀이 4위까지 추락했다. 공동 5위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이 턱밑에서 추격중이다. 이러다가는 중하위권으로 처질 수 있는 위기다.

문제는 '병살타 병'에 빠진 타선이다. 찬스는 만드는데, 찬스만 되면 타자들이 자신있는 스윙을 못한다. 지난 주말 SK 3연전 매경기 결정적 순간 2개씩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27일 경기 루이스 히메네스의 삼중살, 28일 3연전 마지막 경기 8회 1사 만루, 9회 무사 만루 상황 양석환과 정상호의 병살타 장면이 LG의 현재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엇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타석에서는 TV 중계 화면을 봐도 불안해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그런 모습이 느껴지는데, 상대 선수들은 LG 타자들의 이 불안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여기서부터 이미 승부의 승패는 갈린다고 봐야 한다.

프로는 이겨야 한다. 자신의 타격에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느낀다면, 어떤 선수라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LG 타자들의 자신감 없는 모습은 필요 이상이다. 한 경기 승패로 운명이 갈리는 플레이오프도 아니고, 아직 정규시즌 초중반인데 마치 한 경기, 한 타석에 자신과 팀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듯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시즌을 접고 야구를 안할 것도 아니다.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차라리 이럴 때는 '에라 모르겠다'의 심정으로 찬스에서 눈 딱 감고 자신있게 휘두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삼진 먹자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렇게 한 경기만 이기면, 지금의 슬럼프는 자연스럽게 탈출할 수 있다. 실력이 없는 선수들이 못치는 것이라면 모를까, 무서울 때는 정말 무서웠던 LG 타자들이다.

LG의 타격 부진에 팬, 언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인기 구단이기에 다른 구단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수단이 이에 상처를 받을 수 있고, 더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 하지만 억울해할 필요 없다. 프로이기에 지난주 경기력이라면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보란 듯이 지금의 비판을 이겨내면 된다.

코칭스태프도 칼을 빼들었다. 부진한 이형종, 유강남, 정성훈, 임 훈을 2군에 내려보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다. 선수단에 어느정도 경각심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더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지금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멘탈 싸움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양상문 감독이기에, 지금 시점 어떤 팀 지휘가 필요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