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제가 봐도 저는 조금 미친 것 같아요"
배역을 위해서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열정으로 충무로의 별로 떠오른 신인 배우가 있다. 데뷔 직후 두 개의 메이저 영화에 캐스팅되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배우 김보민의 이야기다.
김보민은 2017년 8월 개봉 예정인 송창용 감독의 신작 '구세주 리턴즈'와 10월 개봉 예정인 영화 신동엽 감독의 '게이트'에서 각각 다롱, 미애역으로 분해 촬영을 마쳤다.
신인이지만 쟁쟁한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적지않은 분량을 차지했다는 김보민. 연기를 전공한 적이 없는 그가 큰 기대를 받으며 연이어 큰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보민은 "어린 시절부터 꼭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지난해부터 전력을 다해 활동하게 됐다"며 "'구세주'의 경우에는 오디션을 본 후 송 감독님께서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시는 눈치였다. 그래서 '싹 바꿔 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까만 머리에 조용하고 차분한 캐릭터를, 노란 머리에 말투와 성격도 바꾸어서 준비해 갔더니 '이거네' 라고 마음에 들어 해주시더라. 너무 감격적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도 배역의 성격과 말투, 행동, 외모로 살았다는 김보민은 이어 '게이트' 오디션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는 "신동엽 감독님과 조감독님, 그리고 임창정 선배님이 앞에 앉아계셨는데, 준비해 간 3개의 연기 중 1개가 끝났을 때, 임창정 선배님께서 '그냥 가라'라고 하셨다"며 "연기는 좋지만 너무 어려서 같이 할 수 없다는 의미였는데, 1시간 후 다시 연락이 오셨다. 아무래도 다시 지켜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두번째 기회에서는 정신 줄을 놓고, 미친듯이 연기를 풀어냈더니 합격점을 주셨다"고 말했다.
신인의 패기와 열정도 좋지만, '꽃다운' 나이에 여성배우라면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싶지는 않을까.
김보민은 "더 못생기게 나와도 전혀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는 "'게이트'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못 생기게 나온다"며 "분장실 언니들께서 분장을 마치시더니 '이건 너무 못생겨서 안되겠다. 다시 해주겠다'고 하시는데,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촬영장으로 나가니 아무도 못알아보시더라. 임창정 선배님께서 겨우 나인 걸 알아보시더니 '나 얘랑 사랑에 빠질 것 같아'라면서 웃어주셨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선배의 칭찬을 받으니 너무 행복했다. 내가 예쁘게 나올 필요가 무엇이 있겠나, 영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평소 털털한 성격에 붙임성 좋은 20대 여성이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유희낙락'에서는 말 없고 시크한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배역에 집중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그의 '짤'이 돌면서 '카톡을 보내도 절대 답장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미지까지 얻었다.
김보민은 "제 최고의 목표는 '쟤가 김보민이다'라고 알아봐 주시는 것 보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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