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하면 축하금을 주는 홀인원보험 사기를 저지른 이들이 금융당국에 대거 적발됐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2016년에 홀인원 보험금으로 지급된 액수는 모두 1049억원(3만1547건)으로, 1건당 평균 322만원이다. 연간 지급액은 2012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251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 내역을 조사해 보험사기 혐의자 140명을 추려 경찰과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조사 결과, 보험사기 혐의자 중 보험설계사가 21명이나 포함됐고, 보험 사기로 받아 챙긴 보험금이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일반인이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로, 매주 주말에 라운딩했다고 가정하면 57년에 한 번 나올 확률이다. 그런데 조사 결과 연간 4회 이상 홀인원 보험금을 타낸 이가 6명이나 됐다.
금감원은 홀인원보험의 보험사기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우선 보험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보험계약자들과 함께 라운딩하며 돌아가면서 홀인원 보험금을 타낸 유형이다. 이 경우는 캐디와 공모하면 홀인원 증명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자가 홀인원 여부를 골프장에서 발급해주는 홀인원 증명서로 확인한다.
둘째, 홀인원 소요비용 증빙자료로 허위 영수증을 제출한 유형도 있다. 홀인원보험은 과거에 보험금을 일정 금액으로 주는 정액형이었다가 손해율이 높아지자 실제 소요된 홀인원 비용을 주는 실손형으로 바뀌었다. 홀인원 비용에는 축하 만찬 비용, 축하 라운드 비용, 동반 경기자에 증정할 기념품의 구입비 등이 포함된다. 이 유형은 보험사가 카드결제 영수증의 취소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을 노려, 골프용품점에서 증정용으로 골프용품을 구입한다며 카드로 결제해 영수증을 챙긴 뒤 구입 취소 후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이다.
셋째,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보험에 가입하며 보험금을 반복적으로 타낸 이들도 다수 있었다. 홀인원보험이 과거 보상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다가 최초 홀인원에만 보험금을 주는 것으로 바뀌자 수법을 바꾼 것이다.
마지막으로 5개 이상 홀인원보험에 가입해 한 번에 고액의 보험금을 받는 유형도 적지 않았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