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을 것 같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선수와 매니저를 하면서 많은 감독을 봐왔다. 특히 매니저 시절엔 감독들을 직접 모시며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2017년 프런트만 했던 야구인 출신으론 처음으로 감독이 됐다.
이제 승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자리. 장 감독은 "이길 때나 질 때나 잠자는 시간은 새벽 3시 정도로 비슷한 것 같다. 대신 이길 땐 잠을 잘 자고 질 땐 잘 못잔다는 게 다르다"면서 "그래도 자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 깨어있는 시간엔 오로지 야구밖에 생각이 안난다"며 웃었다. 그러더니 "그동안 모셨던 감독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정말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예전에 보면 감독님들이 원정을 갔을 때도 맛있는 것 좀 먹으러 나가자고 권유해도 잘 안나가셨다. 그땐 좀 이해가 안됐는데 내가 해보니 그 시간에 야구를 좀 더 보고 연구를 하게 되더라"라고 했다. "연승도 해보고 연패도 해봤는데 어느 순간이나 걱정이 된다"라며 "술을 드시는 감독님들의 주량이 늘어난다고들 하는데 내가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진짜 그런것 같다"라고도 했다.
장 감독은 그럼에도 감독이 좋은 이유가 있냐고 묻자 웃으며 "그것은 대답하기 좀 힘들다"라며 답변을 유보하기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어느덧 정규시즌도 두달 가까이 치렀다. 개막 5연패로 시작했고, 곧이어 5연승, 6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리고 두달이 지나는 동안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에도 22승1무22패의 승률 5할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지도자 경험이 없으나 감독으로서 전혀 모자람이 없이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