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었지만 한동안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던 'FPS 장르'가 올해 들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 기존 국내 게임시장에서 FPS 장르가 주목받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 이슈가 FPS 시장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과거에는 서든어택으로 대변할 수 있는 '온라인', '밀리터리'가 FPS 시장의 핵심 키워드였다면, 최근 FPS 시장에서 부각되는 단어는 '하이퍼'와 '모바일'이다.
하이퍼 FPS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다소 마니악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오버워치의 출시 이후 유저들과 이 단어의 거리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물론 오버워치는 하이퍼 FPS의 문법을 다소 라이트하게 재해석한 게임이기에 오버워치의 성공을 하이퍼 FPS의 성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하이퍼 FPS라는 말을 들었을 때 유저가 낯설어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로브레이커즈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다시금 하이퍼 FPS라는 단어를 화제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는 게임이다. 넥슨이 스팀을 통해 서비스 예정인 로브레이커즈는 언리얼 토너먼트, 기어스오브워 시리즈를 개발한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개발에 뛰어들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5월 22일 마무리 된 테스트에서 로브레이커즈는 특유의 속도감과 하드코어한 슈팅 감각을 뽐내며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첫 번째 테스트였기에 매칭이나 최적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측면인 쏘는 맛, 캐릭터를 컨트롤 하는 맛은 '언리얼 토너먼트'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로 견고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구현하기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FPS 장르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거 등장했다는 것도 올해 FPS 게임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출시한 탄: 끝없는 전장을 비롯해 원티드킬러, 애프터펄스, 스페셜솔져 등의 모바일 FPS는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출시되어 FPS 경쟁구도를 고조시켰다. 또한 이들 게임들이 장르는 FPS지만 각기 다른 특징과 재미요소를 강조해 시장 다양성이 유지됐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조작이 불편하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다른 답을 제시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모바일게임시장 다변화를 위해 게임업계가 지속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됐다. 그리고 이는 게임의 흥행과는 별개로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은 물론 더욱 발전된 모바일 FPS를 즐길 날이 멀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키워드가 모두 성공한 키워드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단, 이러한 키워드를 통해 레드오션으로 인식됐던 FPS 시장이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은 올해 게임시장이 상반기에 얻은 무향의 이득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