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와의 2연전을 싹쓸이 하며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7로 밀리던 7회초, 닉 에반스의 동점 스리런포와 김재환의 역전 결승 솔로포 포함 대거 5득점하며 경기를 뒤집고 8회 쐐기점까지 내며 9대7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23일 비로 노게임 선언된 경기를 제외하고, LG와의 3연전 중 정상적으로 치러진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6연승 행진. 특히, 두산은 이날 승리로 3위 LG를 4위를 끌어내리고 순위 역전에도 성공해 기쁨이 두 배였다.
극적인 승부였다. 최근 두산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그리고 두산이 왜 강팀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초반 분위기는 LG가 좋았다. 최근 10경기 4점 넘게 낸 적이 없이 침체됐던 LG 타선이 1회부터 3점을 뽑아냈다. LG는 부진한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신해 양석환을 4번타자로 투입했는데, 양석환이 상대 선발 박치국을 상대로 선제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오지환, 정성훈까지 1타점 안타를 연달아 때려내 손쉽게 3점을 선취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헨리 소사가 힘을 냈다. 이틀 전, 노게임 선언된 경기에서 공을 1이닝만 던져 이틀 만에 선발로 나온 소사는 5회까지 두산 타선을 1점으로 막아냈다. 3회 선두 김재호에게 허용한 3루타가 아쉬웠을 뿐, 나머지 투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LG는 분투하는 소사를 위해 5회말 1점을 더 보태줬다. 이날의 영웅이 될 뻔 했던 양석환이 1타점 적시타를 다시 한 번 때려냈다.
그러나 LG의 악몽은 6회 피어올랐다. LG는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하자 수비로 걸어잠그기 위해 우익수를 임 훈 대신 채은성, 2루수를 최재원 대신 손주인으로 바꿨다. 그렇게 실점 없이 에반스를 유격수 직선타, 김재환을 유격수 플라이로 막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사고가 터졌다. 오재일이 소사의 공을 받아친 게 우익수 쪽으로 높이 떴는데, 채은성이 이 플라이 타구를 어이없이 놓치며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날 잠실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경기 내내 야수들이 플라이 타구 처리에 애를 먹기는 했으나 이 타구는 채은성이 잡았어야 할 타구였다. 어깨가 좋은 채은성을 대수비로 투입한 게 큰 실책이 돼버리고 말았다.
LG는 두산의 숨통을 확실히 끊으려 했다. 6회말 박용택이 만루 상황서 주자 모두를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낸 것. 그러나 6회 두산의 기를 살려준 게 결국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두산은 7회초 1사 1루 찬스. LG는 소사를 내리고 신정락을 투입했다. 그러나 신정락이 김재호에게 안타,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만루 상황서 최주환이 등장하자 LG는 좌완 진해수를 투입했고 최주환은 1타점 희생플라이를 때려내 자기 몫을 했다. 이제 타석에는 에반스. LG는 우완 최동환으로 맞불을 놨다. 그런데 여기서 에반스가 밀어친 공이 동점 스리런 홈런이 됐다. LG는 이후 좌완 김재환을 상대로 윤지웅을 투입하지 않고 그대로 최동환을 남겨뒀는데, 최동환은 김재환에게 역전 솔로포까지 얻어맞고 말았다. 그렇게 두산의 7회 5득점 빅이닝이 완성됐다.
기세를 탄 두산은 8회초 최주환의 내야 땅볼 때 3루주자 류지혁이 홈을 밟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은 베테랑 불펜 김승회가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주며 중요한 역할을 했고, 9회에는 이현승이 등장해 경기를 마무리 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