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럭스에겐 고척돔이 행운의 땅인 듯싶다.
5월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NC 다이노스의 외국인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고척에서 펄펄 날았다.
스크럭스는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4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투런포와 만루포를 터뜨리며 혼자 6타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뽐냈다.
스크럭스는 이날 1회초 볼넷으로 걸어나가 득점을 올렸고, 2회초 2사 1루서는 NC 선발 조상우의 140㎞의 몸쪽 직구를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7-0으로 앞서는 투런포. 4회초엔 중견수 플라이, 7회초엔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난 스크럭스는 8-3으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선 넥센 세번째 투수 황덕균으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자신의 한국에서의 14번째 홈런이자 첫 만루포. 볼카운드 1B2S에서 4구째 134㎞의 커터가 가운데로 왔고 이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고척돔에서 열린 3경기서 그야말로 맹타였다. 4월까지 타율 3할4리, 9홈런, 19타점을 올렸던 스크럭스는 5월들어 지난주까지 17경기서 타율 2할2푼 2홈런, 8타점에 그쳤다. 스크럭스에 대한 분석이 어느정도 되면서 약점을 파악한 게 아니냐는 들릴 때쯤 고척에서 살아난 것.
23일엔 1회초 결승 선제 스리런포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5타점을 올렸고, 전날엔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고척돔에서 사흘동안 타율 5할(14타수 7안타)에 3홈런, 12타점을 쓸어담았다.
고척에서의 맹타로 이날까지 14홈런에 39타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홈런-타점 선두로 올라섰다.
스크럭스는 경기후 "팀이 연승을 이어가 기분좋다. 도움이 돼 기쁘다"라며 "앞선 타자가 나가서 만루가 됐고 기회를 살리려 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져 기분좋다. 매타석 항상 홈런을 치려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