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경규가 패키지와 정글 생존이라는 극과 극의 예능 여정을 선보인다.
이경규는 오는 23일 방송하는 JTBC '뭉쳐야 뜬다' 호주 편에 게스트로 출연한다. 지난 19일 방송을 시작한 SBS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에서는 후발대로 합류를 예고, 패키지 여행과는 180도 다른 생존 전쟁에 뛰어든다. 서로 이웃하고 있는데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닮아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오가며 극과 극의 스토리를 펼쳐낼 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뭉쳐야 뜬다'는 치열하게 살아가며 '나만을 위한 시간'을 잊은 채 달려온 40대 가장들의 기상천외한 패키지여행 예능. 이경규는 '뭉쳐야 뜬다' 멤버 4인방과의 오랜 친분, 그리고 하라는 대로 몸을 맡기면 되는 패키지 여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여행 예능에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기존 여행 예능과는 달리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 예능이 예능대부 이경규에 안성맞춤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 이경규는 마치 아이처럼 즐겁게 모래썰매를 타고 인간탑을 쌓으며 포즈를 취하는 등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30년만에 처음 패키지 여행을 떠난다는 이경규는 처음엔 익사이팅한 스케줄에 당황스러워한듯 하지만 점차 패키지의 매력에 푹 빠져드는 모습이다. 급기야 "세계 최고 예능"이라며 다음에도 따라가고 싶다고 말해 '뭉쳐야 뜬다' 호주 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부분은 있다. 장시간 녹화를 유독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경규가 무려 3박 5일 동안 카메라와 함께 해야하는 여행 소재 예능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패키지 여행이 정해진 일정대로만 오히려 더 부지런히 여행을 따라다녀야하는 면도 있는 만큼, 이경규와 패키지 여행의 궁합이 어떨지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경규는 패키지와는 정반대의 생존 전쟁에도 뛰어 든다. 앞서 첫 방송에서는 선발대인 김병만과 강남, 박철민, 성훈, 유이, 슈퍼주니어 신동, 갓세븐 마크가 뉴질랜드의 대자연에 놀라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최남단에서 북쪽 끝까지 약 1,300km에 달하는 뉴질랜드 북섬 종단 미션을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68년 이후 찾아온 최악의 사이클론으로 인해 서 있기도 힘든 강풍 및 파도에 맞서 싸워야 했다.
이경규는 이들에게 배달된 영상 속에서 "이번 정글의 법칙을 통해서 후배들이 눈물 펑펑 흘릴 수 있도록 하겠다. 재수도 없게 어떻게 나랑 같이 가냐"라며 선전포고로 이들을 떨게 만들었다. 김병만은 "한 달전부터 잠을 못잤다"며 대선배 이경규의 합류로 6년차 족장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첫 회에서는 이경규의 합류 후 모습이 프롤로그에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방송 시작 때의 호기로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촬영이 시작되자 "내가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다", "프로그램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툴툴대는 모습을 보였다. 정글 생활이 길어질수록 급속하게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는 낚시줄만 부여 잡은 채 맨바닥에 드러누워, 과연 그가 정글에서도 대부의 카리스마를 지킬 수 있을지 보는 이들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족장 없어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라며 큰 소리를 쳤지만 정글 생활 24시간만에 김병만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에게 극존칭을 쓰기 시작했다고. 김병만을 호칭할 때도 '우리 족장님, 우리 족장님'이라며 애정과 존경심을 가득 담아 불렀다고 전해져 녹록치 않은 정글 적응기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예능 대부'라는 무게를 내려놓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후배들과 거침없이 어우러지는 그의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지만, 이번 두 예능은 특히 예상못한 행보여서 더욱 눈길이 쏠린다. 다행히 두 프로그램의 시간대가 겹치지 않아 시청자가 이경규의 극과 극 여행기를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정글의 법칙'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뭉쳐야 뜬다'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50분 방송된다.
호주와 뉴질랜드, 패키지와 리얼 야생 체험, 닮은 듯 다른 이경규의 두 여정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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