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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 리뷰] 베일 벗은 김옥빈 '악녀', 女액션 신기원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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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 조지영 기자] 마침내 베일을 벗은 김옥빈판 '니키타'. 지금껏 본적 없는 강렬하고 파워풀한 여자 액션의 진수를 선보이며 칸의 미드나잇을 뜨겁게 달궜다.

살인 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악녀'(정병길 감독, 앞에 있다 제작).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으로 초청된 '악녀'가 21일(현지시각) 밤 12시 30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등의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을 초청해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는 섹션으로,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달콤한 인생'(05, 김지운 감독) '추격자'(08, 나홍진 감독)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등이 초청됐다. 특히 지난해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초청을 받은 '부산행'은 전 세계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156개국에 선판매됐고 칸영화제 호평에 힘입어 그해 충무로 개봉작 중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미드나잇 스크리닝 흥행사(史)를 올해엔 '악녀'가 이어받아 또 한 번 전 세계 한국 액션 신드롬을 일으킬 전망이다.

일단 '악녀'는 시원하고 파워풀한, 그리고 거침없는 액션이 최대 미덕. 미드나잇(자정)에 상영됐음에도 단 1초도 졸릴 틈을 주지 않는 '악녀'는 129분간 관객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며 무섭게 돌진한다. '우린 액션배우다'(08) '내가 살인범이다'(12)를 통해 '충무로 액션 장인'으로 정평이 난 정병길 감독은 '악녀'에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며 액션의 진수를 펼쳐내는데 성공했다. 액션스쿨 출신인 정병길 감독은 FPS슈팅게임과도 같은 롱테이크 액션 시퀀스부터 오토바이 질주 액션, 검술, 총술 등 각종 액션을 '악녀'에 쏟아부어 지금껏 본적 없는 새로운 액션물을 빚어냈다. 특히 오프닝의 복도 액션신과 엔딩의 버스신은 근래에 본 액션신 중 최고라고 평해도 손색이 없다. 그야말로 액션 종합세트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액션 마스터피스다.

이러한 액션을 완벽히 소화한 한국의 '니키타' 김옥빈 또한 '악녀'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다. 여배우로서는 최초이자 최고의 액션을 선보인 김옥빈은 칸을 사로잡을 만했다. 최정예 킬러로 자란 숙희 그 자체가 된 김옥빈은 총, 칼, 도끼 등 다양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물론, 달리는 오토바이나 버스 외벽에 매달린 상태에서도 거침없는 액션을 펼치는 투혼을 보였다. 실제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한 김옥빈은 '악녀'로 여배우 액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게 됐다.

앞서 김옥빈은 2009년 열린 제62회 칸영화제에 '박쥐'(박찬욱 감독)로 경쟁부문에 초청, 칸 레드카펫을 밟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박쥐' 이후 '악녀'로 8년 만에 칸영화제를 방문한 김옥빈은 8년 전 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김옥빈뿐만 아니라 '악녀'는 숙희를 킬러로 길러낸 남자 중상 역의 신하균 또한 명불허전, 감탄을 자아내는 신들린 연기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숙희의 곁을 맴도는 의문의 남자 현수 역의 성준, 그리고 숙희를 스카우트해 가짜 인생을 살도록 만든 권숙 역의 김서형 등 일당백 열연을 펼친 배우들이 더해져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탄탄한 스토리, 화려한 액션, 감탄의 열연 등 삼박자 고루 갖춘 '악녀'는 여자 액션물의 신기원을 열며 칸의 미드나잇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악녀'가 칸에 이어 국내 극장가까지 점령할 수 있을지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악녀'는 오는 6월 8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악녀' 스틸 및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