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OM스타디움(영국 헐)=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모든 지표는 '최고'를 향하고 있다. 새 역사도 썼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달랐다. 부족함을 인지했다. 아쉽다고 했다. 손흥민(토트넘)은 2016~2017시즌을 '많이 부족한 시즌'이라고 직접 평가했다.
손흥민은 21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헐에 위치한 KCOM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 토트넘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7대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올 시즌 41경기에 나와 21골-6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최고의 활약이었다. 지난 시즌 8골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실력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차범근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뛰며 세웠던 한국인 유럽리그 단일시즌 최다골 기록도 새로 썼다. 차 부위원장의 기록은 19골이었다. 팀내 득점에서도 해리 케인(32골)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델레 알리가 손흥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부족함부터 말했다. 그는 "많은 것을 이룬 시즌이기는 하다. 이달의 선수상도 두 번(9월, 4월)이나 받았다. 기록도 많이 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많이 부족한 시즌"이라고 못박았다. 이유가 있었다. 꾸준함에 대한 것이었다. 손흥민은 9월 불타올랐다. 5골을 넣으며 9월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10월부터 주춤했다. 기나긴 침묵에 빠졌다. 여기에 12월과 1월 들어 토트넘이 스리백을 들고 나오면서 제대로 선발로 나서지도 못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은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며 "그 좋지 않았던 시간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완벽한 시즌이 되지 않았을까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항상 배움을 이야기한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언제나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고 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에는 항상 내가 뛴 영상을 본다"고 말한 그는 "쉬는 시간에도 영상을 계속 돌려본다. 공부할 것들이 있나 싶어서 계속 체크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서 좋아졌다. 영상들을 보면서 어떻게 플레이를 할 지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많이 좋아질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노력했다. 발전을 위한 의지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제 손흥민은 2017~2018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꿈은 컸다. 그는 "다음 시즌은 당연히 더 잘해야 한다"면서 "기록을 깨라고 있는 것이다. 골기록을 깨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항상 만족이란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였다.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알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싶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승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러웠다. 손흥민은 "시즌이 길다. 선수들이 다들 받쳐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은 우리팀이 정말 잘했다. 지난 시즌보다 승점도 많고 득실점도 좋았다. 그럼에도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축구라는 것이 신기하다.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과 스태프들, 팬들이 모두 트로피를 원한다.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올 시즌을 평가한다면.
▶음.(심사숙고) 일단은 많은 것을 이룬 시즌이다. 이달의 선수상도 두번이나 받았다. 기록도 많이 깼다. 많이 이뤘다. 그래도 많이 부족한 시즌이기도 했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그 좋지 않았던 시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완벽한 시즌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 그래도 올 시즌 큰 부상없이 마친 것에 만족한다.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어떤 것이 생각나나.
▶많다. 상당히 많다. 밀월전에서 해트트릭 한 것도 있고 위컴전에서 루스타임에 골 넣어서 다음 라운드까지 간 것도 있다. 맨시티전도 기억난다. 내게는 모든 골 장면들이 특별하게 남을 것 같다. 너무나 소중한 시즌이었다. 팀원들에게 감사한 시즌이었다. 더 많이 배워야할 시즌이었다.
-항상 배움을 이야기한다. 이번 시즌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무엇인가.
▶경기 후에는 항상 내가 뛴 영상을 챙겨본다. 한번만 보는 것이 아니다. 집에 가서 쉬면서 계속 돌려본다. 공부할 것들이 있나 싶어서 계속 체크한다. 올 시즌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좋아졌다. 영상들을 보면서 어F게 플레이를 하는지를 생각했다. 모든 면에서 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피지컬적인 면, 공없을 때의 움직임, 상당히 좋아질려고 노력했다. 좋아졌는지 안 좋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최대한 잘할려고 노력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두번째 시즌이고 더 잘할려고 했다. 그런 의지가 가장 컸던 것 같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음 시즌에도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당연히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기록을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차범근 감독님이 세운 기록(한국 선수 유럽리그 단일시즌 최다골)을 내가 31년만에 깼지만 내가 다시 또 깰 수도 있다. 또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깰 수도 있다. 그 기록을 향해서 노력할 것이다. 나는 항상 만족이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은 감사한 시즌이고 잘한 시즌이었다. 그런데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하는, 모든 사람들이 알 정도의 활약을 하고 싶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시즌 못 이룬 것들이 있다. 우승이나 챔피언스리그 등이 떠오르는데 여기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시즌이 길다. 선수들이 받쳐줘야 한다. 올 시즌도 우리가 정말 잘했다. 하지만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너무 아쉽다. 작년보다 승점도 훨씬 많고 득실점도 훨씬 좋았다. 트로피를 못 드는 것을 보면 축구라는 것이 신기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지 않나 생각한다. 다음시즌에는 선수들과 스태프들, 팬들이 원하고 있다. 준비하고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