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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냉철한 육성 철학, LG 10년 미래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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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더 던지게 하고 싶고, 빨리 올리고 싶지요."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LG의 10년 미래를 밝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는, 젊은 투수들을 키우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LG가 2017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연승도 했다, 연패도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하지만 그래도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강팀들과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LG가 이렇게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바로 투수력이다. 선발-불펜의 조화가 가장 이상적인 팀이 LG다. 최근 데이비드 허프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 에이스 선발투수와 마무리(임정우) 없이 시즌을 치러왔다는 게 대단하다.

많은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최근 LG 마운드에서 가장 '핫'한 스타는 임찬규다. 예상치 못한 개인 4연승이 LG에 큰 힘이 됐다. 4경기에서 1점 넘는 점수를 준 적이 없을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20일 롯데 자이언츠전 68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임찬규를 강판시켰다. 3일 NC 다이노스전은 팀이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13대0 대승을 거뒀는데도 7이닝 87개의 공을 던지게 하고 내렸다. 관리 의지다. 롯데전 전 경기인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95개의 공을 던졌다. 3일 NC전 직전 등판인 지난달 27일 SK 와이번스전에서도 101개를 투구했다. 양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 첫 시즌이고 첫 풀타임이다. 절대 무리시켜서는 안된다. 이렇게 관리를 해야 올시즌도 그렇고 임찬규 개인 미래도 밝아진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 9일 비가 내려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등판하지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삼성과의 경기에 나선 게 아니라 14일 한화전에 나섰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임찬규를 못믿은 게 아니라 넓은 잠실에서 던지게 해주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던져야 상승 페이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선발 4연승 경기 모두를 홈 잠실에서 치렀다.

어깨 부상을 털어낸 마무리 임정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다. 양 감독은 "통증 등은 다 잡았다. 불펜 피칭도 정상적으로 한다. 하지만 서둘러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마무리 투수가 1군에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아프지 않고 당장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라면 어떤 감독이라도 그 투수를 일찍 불러 올릴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실전에서 던질 수 없는 밸런스라는데, 무리하게 실전 투입을 했다가는 투수의 투구 리듬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 선수 생명이 걸린 문제다. 착실하게 2군 경기를 뛰며 밸런스를 회복해야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정우는 이제서야 2군 경기 등판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잘던지는 임찬규를 더 던지게 하고 싶고, 매일 마무리를 바꿔가며 돌려막는 상황에서 임정우도 빨리 불러올리고 싶다. 하지만 LG의 10년 미래를 생각하면 내가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