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칸(프랑스)= 조지영 기자] 유럽 씨네필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홍상수 감독. 칸에서 첫 공개된 그의 20번째 신작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는 21일(현지시각) 오전 11시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내에 위치한 브뉘엘 극장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고등학교 파트 타임 교사이자 작가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칸영화제에 와서 해고된 전만희(김민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클레어의 카메라'는 해외 영화제를 통해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신작으로 많은 관객에게 관심을 받았다.
기대작인 만큼 국내 취재진은 물론 외신과 평론가들은 '클레어의 카메라'를 보기 위해 한 시간여 전부터 극장 밖에서 줄을 서며 영화를 기다렸고 400석의 브뉘엘 극장을 가득 채우는 위용을 과시했다. 관객층은 대개 유럽 영화인이었고 이들은 '클레어의 카메라'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작된 '클레어의 카메라'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관객을 웃게 만들었다. 남양혜(장미희)가 전만희(김민희)를 해고하는 장면, "짤린 기념으로 같이 인증사진 찍자"라며 남양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전만희의 모습에 작은 실소가 터지더니 이후 쾌활하게 등장한 클레어(이자벨 위페르)의 모습에 박장대소했다. 또 "내가 한 실수 중 95%가 술 때문이야"라고 자책하는 소완수(정진영)의 장면에서도 웃음이 이어졌다.
시사회 분위기는 상영 내내 꽤 훈훈했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시작된 후 30분이 지나자 2명의 관객이 자리를 떠나는 상황이 펼쳐졌다. 또한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30초라는 짧은 박수 외에 별다른 호응은 없었다. 기자 시사회 특성상 기립박수가 오래 이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30초는 조금 야박하게 느껴진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지난해 열린 칸영화제 기간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칸을 방문한 김민희와 '프랑스 국민 배우' 이자벨 위페르, 정진영, 장미희, 홍상수 감독이 칸 일대에서 촬영했다. 1년 전 칸에서 촬영, 1년 후 칸에서 공개하게 된 '클레어의 카메라'는 러닝타임이 한 시간을 조금 넘는 69분, 소소한 홍상수 감독의 소품작인 셈.
첫 공개된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의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17)처럼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으로 '마이 웨이(My Way)'하는 김민희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하다. 기혼자인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와 불륜 관계를 인정해 논란을 일으킨 만큼 국내 관객에겐 상당히 불편한 영화지만 해외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클레어의 카메라'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과연 외신들은 홍상수 감독의 김민희 찬가인 '클레어의 카메라'를 어떻게 평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홍상수 감독은 스페셜 스크리닝인 '클레어의 카메라' 외에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영화제작전원사 제작)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오늘(21일) 오후 공식 상영회를 통해 한 번 더 공개되며 '그 후'는 이튿날인 22일 오전 11시 기자시사, 오후 4시 30분 공식 상영회를 통해 첫 공개 된다.
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