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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3연패 한화, 벌써 백병전 준비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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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최근 연이은 석패에 다급한 모습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비상모드에 들어갔다. 1선발인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의 제한적인 불펜 등판 가능성 시사, 한템포 빠른 불펜 운용, 상대성적에 따른 표적선발 등 5월이지만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9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 올해도 주저앉으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채운다. 올해는 김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이기도 하다. 처한 상황을 알지만 지금은 시즌 초반이다. 이른바 전략전을 펼칠 페넌트레이스 전반이다. 한국시리즈같은 백병전은 이른 시점이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 불운이 겹치고 있지만 이제 42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102경기나 남았다. 벤치가 급해지면 선수들은 당황하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좀더 냉정하게 문제점을 살피고 여유를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화는 5월 들어 좋은 흐름이었지만 지금은 노란 불이 들어온 상태다.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무려 7명의 투수를 쏟아부으며 8대9로 석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시작은 지난 18일 고척 스카이돔 악몽이었다. 당시 9회말 마무리 정우람이 넥센 이택근에게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고 털썩 주저앉았다. 한화는 9회초 대거 3득점하며 넥센 마무리 이보근을 무너뜨리며 휘파람을 불었는네 9회말에 망연자실했다.

19일에는 1선발인 외국인투수 알렉시 오간도를 내고도 2대6으로 졌다.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2-4로 뒤진 7회말 2사만루에서 대타 송광민의 타구는 투수 옆을 총알처럼 날아갔다. 삼성 셋업맨 장필준이 반사적으로 뻗은 글러브에 타구가 맞고 튀어오른 뒤 하필이면 달려 들어오는 상대 유격수 쪽으로 떠올랐다. 결과는 내야플라이. 운도 없었다.

한화는 20일 현재 18승24패로 5할 승패 마진 '-6'이다. 어렵사리 쌓아올렸던 위닝시리즈 열매를 한순간에 다 까먹었다. 3연패 기간 동안 한화는 많은 것을 잃었다. 마무리 정우람이 3연투 끝에 생채기를 입었고, 리그 최다출전 셋업맨 송창식은 실점하는 경기가 잦아지고 있다. 주전 포수 최재훈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으로 갔고, 2군에서 올라온 야수들은 대수비요원 정도밖에 안된다. 이태양과 윤규진, 오간도가 선발등판해 선방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답답한 표정이다. 어떻게든 이 나쁜 흐름을 끊고자 한다. 김 감독은 SK 와이번스 사령탑 시절시즌 초반에 치고 나간 뒤 중반 이후 숨고르기를 하곤 했다. 한화에 와선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2015년엔 전반기에는 선전했지만 여름부터 주전 부상과 부진악재가 터지며 와르르 무너졌다. 6위에 그쳤다. 지난해는 악몽같은 4월을 보내며 시즌을 시작했다. 6월 이후 반등했지만 막판 5위싸움 끝에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다른 흐름을 기대했지만 8위로 5월 하순을 맞고 있다. 김 감독은 이미 불펜 야구를 선언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빨리 가져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하지만 박정진과 장민재는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갔고, 송창식 심수창 권 혁까지 흔들리고 있다. 선발을 빨리 내려도 올릴 마땅한 불펜이 없다. 다급한 나머지 사이드암 김재영을 19일, 20일 이틀연속 등판시켰다. 김재영은 지난 13일 잠실 LG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고정을 바라는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있지만 김 감독은 애초부터 김재영을 선발로 쓸 생각은 없었다. 선발호투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경험이 풍부한 윤규진과 불펜으로는 부적합한 이태양을 선발로 고정시키고 김재영은 상황에 따라 중간과 선발을 겸하는 스윙맨으로 쓰기로 했다. LG전 선발등판 결정은 잠수함 투수에 약한 LG타선 때문이었다.

지금은 한화 불펜이 더 허술해진 상황이다. 김재영의 등판은 더 잦아질 수 있다. 최근 1군에 콜업된 김재영과 좌완 김범수의 활약이 중요해 졌다.

위급할 때 오간도를 불펜요원으로 쓸 수 있다는 김 감독의 발상은 다소 위험하다. 가을야구가 아닌 다음에야 1선발을 불펜에 당겨쓰는 경우는 없다. 실제로 오간도의 불펜대기는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도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오간도의 컨디션이 흔들리면 너무 많은 것을 잃는다. 더욱이 이태양 윤규진은 붙박이 선발로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다. 지금까지 선발 10승이나 선발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의 안정적인 활약없이는 한화의 가을야구는 불가능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