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뒷문 고민, 어떻게 풀어갈까.
넥센이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승리였다. 선발에서는 신재영이 혜성처럼 등장했고, 김상수와 이보근 그리고 마무리 김세현으로 재편된 불펜은 철벽이었다. 특히 김세현은 만년 유망주 딱지를 드디어 뗐다. 강속구를 앞세워 36세이브를 챙기면서 '세이브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작년은 올해와 다르다. 김세현의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김세현은 스프링캠프때부터 유독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몸살과 장염 등 두 차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선수 본인도 시즌 개막 직후까지 구위가 완전하지 않아 고민을 했었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더욱 욕심이 나기도 했다.
현재 김세현은 1군 엔트리에 없다. 지난 7일 SK 와이번스전 그리고 부상이 이유다. 김세현은 올 시즌 8개의 세이브를 올렸지만, 아직 구위가 완전하지 않았다. 구속도 지난해보다 떨어진 상태. 그러던 중 7일 SK를 상대로 9회 김동엽에게 동점 스리런을 허용하면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치명타였다.
장정석 감독은 김세현이 세이브를 하면서도 구위가 완전하지 않고,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고민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결국 보직 이동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필승조 중 페이스가 가장 좋은 이보근이 임시 마무리를 맡게 됐고, 마무리가 아닌 계투조로 2경기에서 2홀드를 기록한 김세현은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지난 16일 엔트리 말소됐다. 6월초 복귀가 예상된다.
넥센의 변화는 일단 성공이었다. 이보근이 마무리 전환 후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경기는 삐끗했다. 이보근은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전 9회초 4-3 리드 상황에서 ⅔이닝 3실점 블론세이브를 했다. 역전을 허용하면서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물러났다. 19일 kt 위즈전에서도 2점차 리드 상황에 9회말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지만, 실점은 있었다.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일단 장정석 감독은 "마무리 투수 뿐만 아니라 어느 필승조 투수라도 1년에 좋지 않은 경기가 몇 번은 있다. 그 중 한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보근에게 변함 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 최근 피로가 누적됐을 것을 감안해 20일 kt전은 대기 아닌 휴식을 주기도 했다.
현재로써는 대체 방안도 없다. 넥센의 마운드가 지난해보다 선발진은 더 탄탄해졌지만, 불펜의 안정감은 조금 떨어진다. 김세현이 정상 구위를 회복해 돌아오기 전까지 현재 멤버들이 버텨줘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