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미국병도 이겨내는 싸이스러움이었다.
최근 정규 8집 '4X2=8'으로 돌아온 싸이는 데뷔 당시 초심을 강조하며 앨범을 발매했다. 올해로 데뷔 17년이 된 싸이는 해외시장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스스로 음악과 삶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번 앨범을 프로듀싱 했다.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해서도 싸이는 고유의 솔직함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변함없는 싸이스러움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1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미국병과 여장 퍼포먼스, 이병헌 뮤비 섭외 비화에 대해 밝히며 최근 6%대에 멈춰있던 시청률을 7%대로 끌어 올렸다.
이날 싸이는 'I LUV IT'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제가 된 이병헌 섭외 비화를 공개했다. 그는 사석에서 이병헌의 로봇춤을 보고 몇 년동안 공들여 섭외 요청을 했다고 털어놨다. 싸이는 준비성이 철저한 이병헌이 콘티가 없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섭외를 거절했지만, 이번엔 콘티를 준비해 섭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에서 이병헌은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능청스럽게 춤과 립싱크를 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하지만 싸이는 "촬영이 금방 끝났는데 '뭔가 덜 한 것 같다'며 떠나질 않았다. 예정된 분량 외에 다른 장면까지 등장했다"고
특히 싸이는 미국병 전말 공개로 탈탈 털렸다. 싸이는 "다시 될 것만 같은 느낌이 저 속에 있었다. 미국병 유지 기간이 2~3년 정도 됐는데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예능 출연도 마다하며 이미지 관리를 했던 사실을 고백했고, MC들은 "그래서 당시 '라디오스타'의 섭외를 거절한 것 아니냐"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특히 김구라는 "스눕독이랑 했던 '행오버'가 완치에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라고 물었고, 싸이는 "'행오버' 이후 미국병의 정점을 찍었다"라고 밝힌 것. 이 말에 윤종신은 "미국병은 미국인이 고쳐주는구나. 미국병 완치에는 양약"이라고 말해 싸이를 크게 웃게 만들었다.
또한 싸이는 여장 퍼포먼스를 초등학생이 된 딸들이 볼까봐 걱정된다며 가슴에서 불꽃이 나오는 파격적인 설정에 "아이들이 '아빠는 왜 가슴에서 불이 나오냐'고 물어본다"고 아빠의 고충을 드러내 반전 매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싸이는 개성이 묻어나는 안무도 공개해 스튜디오를 달궜다. 다양한 표정, 절도 있는 꿀렁거림, 열정을 불태우는 특유의 춤으로 '싸이 귀환'을 알렸다. 김범수는 "아무리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춰도 이 느낌이 안 난다. 이게 진짜 미스터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날 싸이는 미국병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싸이스러운 춤과 초심 토크로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월드스타라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이 마저도 한층 성장한 음악과 교훈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싸이가 그의 히트곡 제목처럼 '챔피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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