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존의 확대는 아직 팀별로 40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시간과 볼넷은 줄었고 삼진은 늘었다.
투수들은 득을 본 측면이 있다. 벌써부터 7승을 한 선발투수가 양현종(KIA 타이거즈) 제프 맨쉽(NC 다이노스) 2명이나 나왔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선발 투수도 피어밴드(1.42·kt 위즈), 맨쉽(1.49), 박세웅(1.91·롯데 자이언츠), 임기영(1.94·KIA) 등 4명이나 된다.
지난 해 같은 기간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는 마이클 보우덴(두산 베어스) 한명이었다. 7승을 올린 선발투수도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 한 명이었다. 이정도면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영향은 꽤 커보인다.
반면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되면서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역시 타자, 그것도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이 손해볼 수도 있는 것 같다"며 "본인은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혼란이 오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게 길어지면 타격감이 흔들린다"고 했다.
하지만 쉽게 기존 스트라이크존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바꾸기는 힘들다. 김 감독은 "더 공격적으로 쳐내는 수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71경기 연속 출루로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를 넘어선 김태균은 실제로 올 시즌에도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자신만의 존을 공략하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투스트라이크까지는 내가 원하는 존에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타자들은 대체적으로 고난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는 타자 본인이 직접 찾아내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