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웃찾사'의 레전드 정찬우가 프로그램의 폐지 움직임에 소신을 전했다.
10일 SBS '웃찾사'가 폐지된다는 보도가 있었고, SBS는 즉시 "폐지가 아니라 시즌제 준비"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하지만 '웃찾사'에 소속된 150명의 개그맨 일동은 '시즌제가 아닌 폐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1주일 전인 5월 11일, 돌연 "종영한다" 통보 받았으며 "폐지 아닌 시즌제 준비"라고 하지만 모든 정황이 폐지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웃찾사' 소속 공채 개그맨 150명이 막방인 31일 이후 졸지에 '실직' 상황에 놓이게 되었으며 막내들은 타 방송 출연도 안돼 사실상 '은퇴'라는 것.
"출연 개그맨 상당수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공개 코미디는 등용문이자 웃음의 요람"이라며 17일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웃찾사'의 레전드이자 MC를 맡고 있는 정찬우는 18일 스포츠조선에 "한마디로 '웃음의 논과 밭'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개그맨의 한 사람으로서 속상하고, 선배로서 '갈 길이 없어진' 수많은 후배들에 대해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웃음은 누가 책임질까. 코미디는 예능의 기반이자 요람이다. 유재석과 같은 MC들도 모두 코미디 출신"이라며 "논과 밭을 잘 일구어서 국민에게 웃음을 드릴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데, '웃찾사'가 폐지되면 인스턴트 웃음만 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그맨들이 말하는 공개코미디의 존재 이유는 '국민 봉사'다. 이익을 추구하는 방송사인만큼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희노애락'을 담고 보도와 교양, 스포츠와 예능, 드라마를 송출하는 종합 방송사라면 코미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 한 개그맨은 "음악방송은 시청률이 1%가 나오지만 모든 방송국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웃음을 주어야 하는 의무와 사명감이 상업적 논리를 상회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공채 가수'는 없어도 '공채 개그맨' 제도를 만들어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개그맨은 시청률에 대해서도 한마디 건넸다. 그는 "'웃찾사' 12년동안 16번의 시간대 변경을 겪었다. 한 인기 드마라 작가가 ('웃찾사' 시간대인 'X요일 X시 시간대를 달라'고 말하면 그 다음주에 곧바로 '웃찾사'의 시간대가 바뀌기도 했다"며 "맛집도 16번 이사를 가면 단골손님은 발길을 돌린다. 'X요일 = '웃찾사'하는 날'이라는 공식을 마련해야 하는데, 철새처럼 이사를 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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