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선발진을 도울 수 있는 길은 결국 수비 뿐이다.
NC 다이노스는 지난주를 아쉬움 속에 마쳤다. 넥센 히어로즈와 주중 3연전에서 1승1패, 주말 수원 원정에선 kt 위즈에 1승2패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2승3패. 마이너스 승률로 한주를 마감했다.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NC는 개막 초반 주전 야수들의 줄부상에도 순항해왔다. 9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주춤하고 있다. 고비가 찾아온 분위기다.
치명타는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의 부상. 맨쉽은 7경기에 등판해 7연승, 평균자책점 1.49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4월 MVP까지 수상했다. 그런데 두번이나 팔꿈치 부위 불편함을 호소했다. 근육 일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맨쉽이 1군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최소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NC는 에릭 해커와 국내 선발진으로 버텨야 한다. 국내 선발진이 물음표가 많은 것이 최대 변수다. 이재학과 최금강 장현식 구창모 등 선발 자원들은 시즌 초반 극과 극을 오가는 투구를 하고 있다. 확실한 믿음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경문 감독도 롱릴리프로 보직을 옮겼다가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최대 효율을 위한 대책 마련 중이다.
지난 14일 kt전 패배는 김경문 감독의 고민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군에서 돌아온 이재학의 복귀전. 그러나 수비 실책에 발이 묵였다. 초반 이재학이 흔들리며 선취점을 허용한 것도 아쉬웠지만, 2회 포수 김태우의 송구 실책과 3회 3루수 박석민의 송구 실책, 6회 유격수 손시헌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어김 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이재학이 6회까지 내준 점수는 8점인데, 자책점은 4점 뿐이다.
사실 NC는 시즌 초반 팀 성적과 별개로 수비 실책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14일 경기까지 팀 실책 40개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최소 실책팀인 LG 트윈스(19개)보다 2배가 많고, 2위 kt(31개)와도 9개나 차이가 난다. 리그 평균 팀 실책이 26.7개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3루수 박석민이 5개로 팀 내 최다 실책을 했고, 유격수 손시헌(3개)과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3개)가 뒤를 잇는다. 대부분 내야에서 나오는 실책이다.
김경문 감독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 속에서 선수들이 잘 버텨줬기 덕분에 초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도 실책 1위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한 경기에 실책 여러개는 어느 팀이나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우리 팀은 질 때 너무 크게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NC가 선발진이 불완전한 상황에서 2위 탈환 그 이상을 바라보려면 수비 안정이 필요하다. 실책은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NC처럼 젊은 선발 투수가 많은 팀은 더 그렇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