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가 잘 하고 있지만 그는 이강인의 경쟁자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한국 최고의 유망주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춘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별명도 '코리안 메시'다.
개성도 강하다. 톡톡 튄다. 거칠 게 없다.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막(20일)을 앞두고 16일 전주에 입성한 이승우. 그의 머리는 검붉은 색으로 바뀌어있었다. 이승우는 "이제 월드컵이 시작하는 느낌이다. 얼마 남지 않아 긴장도 되지만 부상 없이 잘 준비하겠다"라며 "대회를 잘 치르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염색을 했는데 무슨 색인지 나도 까먹었다"며 웃었다.
평소처럼 당당하고 여유있는 자세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이승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의 '축구 천재' 구보 다케후사(16·FC도쿄) 이야기가 나왔다.
구보는 15세5개월이던 지난해 11월 J3 경기에 출전하면서 J리그 최연소 데뷔기록을 세웠다. 최연소 득점 기록도 수립했다.
구보는 과거 이승우와 함께 바르셀로나에 있었지만 유소년 선수 해외 이적 징계로 짐을 꾸렸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FC도쿄에서 무럭무럭 성장중인 구보는 이번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천재의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 일본은 D조에 편성돼있지만 16강에 오르면 만날 수도 있다.
같은 대회에 나선 두 천재. 당연히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같이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나이 차가 있어서 함께 뛴 적은 없다. 숙소에서만 몇 번 봤던 정도"라고 했다.
비교를 거부했다. 이승우는 "구보가 잘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보다는 이강인 경쟁자"라고 했다. 이강인(16·발렌시아)은 최근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에 차출된 유망주다. 아무리 뛰어난 평가를 받는 구보라도 아직 자신과 어깨를 견주기엔 너무 어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국도 일본의 선진 육성 시스템을 잘 도입해서 어린 유망주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