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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뒷문 고민' 장정석 감독, 변화와 결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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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결단은 감독이 내려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도 방향을 바로잡기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지난 7일 고척 SK 와이번스전에서 마무리 김세현이 SK 김동엽에게 동점 스리런을 허용한 블론세이브는 치명적이었다. 여러 고민들이 있었지만, 사실 시즌 초반 장정석 감독을 머리 아프게 만든 것은 뒷문 고민이었다. 스프링캠프때부터 김세현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장 감독은 "김세현은 캠프때도 몸살과 장염들으로 2번 정도 몸이 아파 컨디션이 가장 늦게 올라온 선수였다. 개막 후 지금까지 한번도 완벽하게 막은 경기가 없었다. 뒷문 고민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변화 없이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전제로, 마무리 김세현과 셋업맨 이보근의 자리를 과감하게 맞바꿨다.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보근이 3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기며 대체 마무리로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고, 김세현은 15일 1군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 더 편한 마음으로 구위를 점검한 후 돌아오라는 주문이 담긴 변화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고민은 감독 혼자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넥센은 16일 기준으로 1군 엔트리에 외국인 선수가 없다. 낯선 일은 아니다. 5월초에도 대니 돈과 션 오설리반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고, 앤디 밴헤켄은 어깨 통증으로 말소된 이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만으로 경기를 치렀었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현재에도 외국인 선수는 1명도 없다. 밴헤켄이 부상에서 회복됐다고 판단해 1군에 복귀했지만, 지난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동안 9안타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고, 이튿날 다시 말소됐다. 대니 돈 역시 지난 10일 등록됐다가 또 2군에 내려간 상태다.

밴헤켄의 경우 아직 상태가 완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또 새 외국인 투수인 제이크 브리검이 등록을 앞두고 있다. 다만 대니 돈은 장정석 감독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선수다. 대니 돈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의 아쉬움 속에서도 다시 기회를 주겠다는 판단에 재계약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위압적인 모습이 전혀 안보인다. 개막 후 9경기에서 1할 초반대 타율로 부진하자 2군에 내려보냈다. 2군에서는 16경기를 뛰면서 홈런 6개를 날리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콜업했고, 이날 장정석 감독은 대니 돈을 4번-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복귀전에서 4번타자 자리를 맡긴다는 것은 부진으로 스트레스가 많았을 대니 돈에게 힘을 실어주고, 기대에 부응해달라는 기대가 함께 실려있었다.

결과는 기대 이하. 4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 타이밍, 스윙 그리고 결과까지 모두 최악이었다. 결국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대니 돈은 다시 2군에 내려갔다. 더이상 기회를 준다는 자체가 무의미했다. 또 한번 2군에 내려간 대니 돈이 빠른 시일내에 다시 1군에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특별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대체 선수 영입까지도 고려해볼 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