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홍상삼(두산 베어스)이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두산은 15일 홍상삼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역시나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홍상삼의 포지션은 이제 개막후 한달 반이 지났지만 그의 제구력 만큼 롤러코스터를 탔다. 구원 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했던 홍상삼은 마이클 보우덴과 김명신의 연이은 부상으로 선발 자리를 맡게 됐다.
갑작스럽게 선발 등판하게된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무난한 피칭으로 김태형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김 감독은 "홍상삼이 보우덴의 선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던졌는데 뺄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흐뭇해했다. 선발 로테이션 중 한자리가 갑작스레 빈 상황에서 홍상삼은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지난 9일 홍상삼이 선발로 예고된 SK 와이번스 전이 우천으로 순연됐다. 김 감독은 10일 SK 전에 홍상삼 대신 더스틴 니퍼트를 내보냈고 승리를 챙겼다. 홍상삼으로서도 갑작스럽게 선발 보직을 맡았는데 6일만에 등판하는 것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몸관리에 더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홍상삼이 선발로 예고된 12일에도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우천 순연됐다. 김 감독은 13일 경기에는 기존 로테이션을 미뤄 다시 홍상삼을 투입했다. 쉬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오래 쉬는 것도 컨디션 관리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⅓이닝 1안타 4실점. 고질적인 제구 문제로 볼넷을 4개나 내줬다.
아직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는 비어있다. 누구를 채울지 마땅한 투수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홍상삼을 내려보냈다는 것은 그에게 마운드를 맡기기는 힘들다는 말과 같다.
두번의 우천 취소가 아니라 제때 등판을 했다면 홍상삼의 성적은 달라졌을 까. 그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94을 기록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