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들이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승패는 갈렸지만, 외인 타자의 활약은 두 팀을 모두 웃게 했다.
삼성은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윤성환의 호투와 타선 동반 폭발을 앞세워 8대2로 이겼다. 삼성은 시즌 8승2무28패, SK는 18승1무19패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극명히 갈렸으나, 외국인 선수들의 홈런은 두 팀 모두에게 반가웠다. 삼성의 다린 러프는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로 활약했다. 2루타도 나왔다. SK 제이미 로맥은 4타수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1개 뿐이었지만, 이는 팀에 2득점을 안기는 홈런이었다.
몸값 110만달러의 삼성 외인 러프는 시즌 초 18경기에서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으로 부진했다. 기대에 못 미치며 4월 21일 처음 1군에서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재조정 기간을 가졌고,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1군에서 돌아온 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3할5푼(40타수 14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4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2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SK를 상대로는 장타 2개를 뽑아냈다.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러프는 1회초 2사 1루에서 문승원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가운데 실투성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다. 삼성은 후속타자 이승엽의 내야 안타로 선취 득점을 올렸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박승욱의 송구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그 후 무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적시 2루타로 득점을 올렸다. 4-0으로 앞선 5회초 2사 후에는 문승원의 5구 패스트볼(144㎞)을 공략해 우중간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5호 홈런이었다.
SK 로맥도 이날 두 번째 홈런포를 가동했다. 로맥은 지난 7일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입단했다. 지난달 '이달의 마이너리그 선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타격이 좋았다. 코너 내야와 외야, 그리고 2루수까지 볼 수 있는 유틸리티맨이다. 데뷔전에선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1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첫 홈런을 선제 스리런으로 장식했다. 첫 3루 수비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로맥도 이날 4번-3루수의 중책을 맡았다. 그는 팀이 0-5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윤성환의 3구 커브(115㎞)를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투런포이자, 시즌 2호 홈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커브는 로맥에게 치기 좋은 공이었다. SK 타선은 윤성환의 정확한 제구에 꽉 막혔다. 로맥도 1안타에 묶였으나, 팀의 2득점이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로맥은 수비에서도 날렵했다. 3루수 방면으로 오는 땅볼 타구를 모두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의 왼쪽 방면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빠르게 잡아냈다. 비록 9회 송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평균 이하의 수비는 아니었다.
두 팀의 외국인 타자들이 서서히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인천=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